투자귀재도 위기에 예외없다.."돈 잃고 명예 잃고"

버핏 파생상품 손실 우려..투자자 실망감
커코리안 등 `큰 손`들도 돈 날려
  • 등록 2008-11-26 오전 11:26:34

    수정 2008-11-26 오전 11:26:34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금융위기 앞에서는 투자의 귀재들도 예외가 없다. 주식시장 급락으로 엄청난 손실을 내고 있는 것은 물론, 잘못된 투자선택으로 오랫동안 쌓아온 명성에도 금이 가고 있다.

▲ 워렌 버핏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워렌 버핏이다. 위기 속에서 골드만삭스와 제네럴일렉트릭(GE)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며 해결사로 나섰지만 일단 현 상황으로서는 `불합격점`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파생상품 투자로 대규모 손실 우려가 증폭되면서 투자자들에게 또다른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게다가 워렌 버핏은 파생상품을 금융시장에서 대량 파괴를 몰고 올 `무기`로 표현했던 장본인이었다.
 
버핏이 감행한 파생상품 투자는 상당히 간단한 구조지만 손실은 막대하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등 4개 주가지수가 버크셔와의 계약당시보다 낮아질 경우 2019년에서 2027년 사이 370억4000만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버크셔는 10억달러 이상의 파생손실이 전체 이익이 77%를 까먹게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급기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버핏에게 파생상품 관련 자료를 요구했고, 버핏 역시 내년 초 연간 보고서에서 이를 상세히 밝히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버크셔의 A주는 올 들어 38%나 폭락한 상태다. 파생상품 손실 우려 뿐만 아니라 버크셔가 투자한 주식들의 가치도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버크셔는 코카콜라나 GE 등의 블루칩 뿐만 아니라 넷젯츠, 시즈 캔디스 등의 주식들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버크셔 주가는 1974~1975년과 1998~2000년 사이에도 각각 55%와 50%가 급락했고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고, 파생상품 손실의 최종 여부는 2019년이 되야 확정된다. 이를 감안해 채권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회계규정에 따라 버크셔는 파생손실을 67억3000만달러까지 계상한 상태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투자가인 워렌 버핏에 대한 신뢰 역시 쌓여가는 손실 만큼 허물어질 것으로 보인다. 

커크 커코리안이나 칼 아이칸, 섬머 레드스톤 등 월가의 `큰 손`들도 금융위기에서 큰 돈을 날렸다.
 
최근 MSNBC는 워렌 버핏을 비롯한 투자의 귀재들이 여전히 돈이 넘쳐나지만 상당한 손실로 인해 최근 위기에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자사 주가가 하락하며 경영인들이 직면한 손실도 적지 않다. 컨설팅사 스티븐홀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주가 급락으로 175개의 미국 대형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유주식 가치는 49%나 폭락하며 반토막 가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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