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그림동화책 ‘더 타임머신’(툴박스출판사)의 저자는 초등학생이다. 그림부터 스토리, 영어번역까지 모조리 초등학교 5학년인 김상율(11) 군이 완성한 동화책이다.
어린 작가의 시선은 다채롭고 자유롭다. 동화 속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타고 임진왜란, 원시시대, 미래의 세계를 오가다가 고장난 타임머신을 고쳐 다시 돌아온다는 줄거리다. 내용은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장치와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 초등학생이 쓰고, 그리고, 번역한 그림동화책 ‘더 타임머신’ 책 표지(사진=툴박스출판사 제공). |
|
우주 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난다는 설정은 물리학의 화두인 양자역학을 떠올리게 하는 식이다.
그림은 자유롭고 세밀하다. 그림 곳곳에 로봇과 숫자(0917, 917, 2012 등)를 비밀처럼 숨겨놓았는데, 그 해답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출판사에 따르면 김 군은 어느날 아빠가 추천해준 영화 ‘백 투더 퓨처’를 보고 영화에 등장하는 타임머신에 감명을 받아 책을 만들었다. 취미는 피아노치기, 책읽기, 놀기, 그림 그리기 등이며, 주말 밤엔 주로 영화를 본다고 했다.
출판사 측은 “초등학생이 갖는 놀라운 상상력은 진학하면서 입시 위주의 교육에 떠밀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 학생의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상상력을 있는 그대로의 작품으로 감상하고 소중하게 나눌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