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 걸릴 것 같다"…구찌쇼 뒤풀이에 경찰까지 출동한 이유

  • 등록 2023-05-17 오전 10:00:53

    수정 2023-05-17 오전 10:00:53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 이후 진행된 ‘뒤풀이 행사’가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

구찌는 지난 16일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한 이후 인근 건물에서 에프터 파티를 이어갔다.

(사진=트위터 캡쳐)
해당 파티에는 쇼에 참석한 패션계 유명인사들은 물론 연예인 등이 다수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밤 10시 정도부터 시작된 에프터 파티는 소음과 빛 공해를 유발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비판을 불렀다.

행사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행사가 열리는 건물을 찍은 영상을 트위터에 게재하며 “10배 줌으로 찍은 거다. 내 방까지 음악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스피커를 밖에 설치한 것 같은 정도다. 심지어 레이저 불빛까지 번쩍거린다”고 호소했다.
(사진=트위터 캡쳐)
이후 A씨는 두 시간 뒤 다시 트윗을 올려 “나 진짜 정신병 걸릴 것 같다. 왜 저렇게 외부에까지 소리를 울리게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여기 사람 사는 곳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명품 회사답게 굴면 안 되는 거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A씨가 올린 영상에는 거리가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도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한 소음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면서 A씨는 “거의 2~3시간째 저러고 있다”며 “참다 참다 어머니가 경찰서에 신고하셨다”고 전했다.

실제로 소음 신고로 인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송도 벌어졌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17일 새벽 1시30분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밤 12시 다 되도록 쿵쾅쿵쾅하더니 마침내 경찰이 출동했다. 뭐지 싶었는데 경복궁 구찌쇼 애프터파티라더라”면서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트위터 캡쳐)
이외에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평일 저녁에 저게 웬 민폐냐“, “패션쇼든 뭐든 다 좋은데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한밤중에 뒷풀이를 문화유산에서? 정신들 나갔구나..”, “명품이 뭐라고 일반 시민들이랑 무슨 상관이냐. 서울시는 뭐 하는 거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구찌가 이날 선보인 패션쇼는 아시아에서 여는 첫 크루즈 패션쇼였다. 행사명은 ‘코스모고니’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선보인 새 컬렉션이다.

이날 해당 브랜드의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가수 겸 배우 아이유, 배우 이정재, 김혜수, 엘리자베스 올슨, 다코타 존슨 등을 비롯해 연예·패션계 관계자 약 570명이 참석해 쇼를 즐겼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 경복궁의 중심 건물인 근정전은 조선시대 국가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곳이다. 현존하는 국내 최대 목조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국보 223호로 지정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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