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대표(사장)가 2030년 매출액 10조원 달성을 포함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항공우주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에어 모빌리티와 위성·우주 발사체, 항공방산전자 등 5대 미래 사업을 집중 육성해 신성장을 추진할 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수출 품목·시장을 다변화해 종전 5대 5였던 민수와 군수 사업 비중을 6대 4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대외에 알려진 것보다 KAI의 기술력은 더 대단하다”며 신사업 성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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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군수 비중 6대 4로…매출액 10조원 목표
안현호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연구개발에 집중해 매출액 3조원 규모의 차세대 주력사업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초체력을 탄탄히 해 기존 민수·군수 사업에서 매출액 7조원의 안정적 기반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1957년생인 안 대표는 행정고시 25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당시 지식경제부 1차관을 지냈으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등을 역임하는 등 민·관을 두루 경험한 인사다. 2019년 9월 KAI 사장으로 취임한 때부터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강조하며 KAI의 가치 높이기에 주력했다. 업계에서는 안 대표가 기술력, 마케팅 강화 등 KAI의 체질변화에 적극 나서면서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비전 발표 역시 이같은 기조가 취임 1년 6개월여 만에 구체화한 셈이다.
KAI가 키우려는 차세대 사업은 △도심항공교통(UAM)을 포함한 에어 모빌리티 △위성·우주 발사체 △유무인 복합체계 △항공방산전자 △시뮬레이션과 소프트웨어(SW) 등으로 항공우주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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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이 보여준 ‘새로운 우주’(new space) 시대에도 적극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KAI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한 차세대 중형 위성 1호 발사에 공동 개발자로 참여한 데 이어 2호 발사부터 총괄 개발을 담당하는 등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에 앞장서고 있다.
안 대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향후 우주사업에서의 부가가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초소형 위성을 개발하고 중대형 위성을 동남아 등으로 수출 산업화할 것”이라며 “M&A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위성으로부터 얻은 영상 분석 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해 항공기와 패키지 수출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코로나19 백신에 앞당겨질 경기 회복, 수출에 주력”
코로나19 백신 영향으로 관련 시장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안 대표는 수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식경제부와 무역협회를 거치다보니 여느 대표보다도 수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이를 추진해왔다.
그는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완제기를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민수 분야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에어버스, 2023년 상반기부터 보잉 등의 물량이 늘면서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 사업을 뒷받침할 기술력에 대해 안 대표는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세계에서 전투기 개발 능력으로 7위에 들고 전체 인력 57%가 석·박사급 엔지니어일 정도로 뛰어난 데다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활용한 가상훈련 시스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향후 중국과 인도의 추격을 극복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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