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2030년 아시아 선도할 제1 항공우주 기업으로 도약"

안현호 KAI 사장 간담회서 미래 비전
M&A 등 2025년까지 2.2조원 투자 계획
UAM·우주 발사체 등 5대 미래사업 육성
  • 등록 2021-04-04 오후 12:00:00

    수정 2021-04-04 오후 9:26:19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아시아를 이끄는 제1 항공우주 기업이자 전 세계 10위권 내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대표(사장)가 2030년 매출액 10조원 달성을 포함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항공우주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에어 모빌리티와 위성·우주 발사체, 항공방산전자 등 5대 미래 사업을 집중 육성해 신성장을 추진할 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수출 품목·시장을 다변화해 종전 5대 5였던 민수와 군수 사업 비중을 6대 4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대외에 알려진 것보다 KAI의 기술력은 더 대단하다”며 신사업 성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AI)


민수·군수 비중 6대 4로…매출액 10조원 목표

안현호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연구개발에 집중해 매출액 3조원 규모의 차세대 주력사업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초체력을 탄탄히 해 기존 민수·군수 사업에서 매출액 7조원의 안정적 기반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1957년생인 안 대표는 행정고시 25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당시 지식경제부 1차관을 지냈으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등을 역임하는 등 민·관을 두루 경험한 인사다. 2019년 9월 KAI 사장으로 취임한 때부터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강조하며 KAI의 가치 높이기에 주력했다. 업계에서는 안 대표가 기술력, 마케팅 강화 등 KAI의 체질변화에 적극 나서면서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비전 발표 역시 이같은 기조가 취임 1년 6개월여 만에 구체화한 셈이다.

KAI가 2025년까지 예고한 투자 규모만 총 2조2000억원에 이른다. 사업 관련 연구개발(R&D)에만 1조원을 투자하고 스마트 팩토리를 비롯한 시설 투자에 7000억원,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협력 등에 6000억원가량을 각각 쏟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KAI는 지난해 말 신사업 부문과 R&D를 담당할 기술혁신센터, 생산혁신센터 등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KAI가 키우려는 차세대 사업은 △도심항공교통(UAM)을 포함한 에어 모빌리티 △위성·우주 발사체 △유무인 복합체계 △항공방산전자 △시뮬레이션과 소프트웨어(SW) 등으로 항공우주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KAI의 5대 미래 사업. (자료=KAI)
에어 모빌리티 분야에선 2029년까지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 UAM·개인항공기(PAV)와 수소 연료전지로 나는 소형 항공기를 개발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UAM, 즉 비행체를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만드는 곳은 KAI”라며 “핵심 기술인 수직 이착륙부터 무인화, 자율 시스템 등 역량을 모두 갖췄고 이제 관건은 어느 기업과 협력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봤다. KAI 스스로 UAM 표준을 선도하긴 어려운 상황에서 조만간 컨소시엄 협력에 나서겠다고도 덧붙였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이 보여준 ‘새로운 우주’(new space) 시대에도 적극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KAI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한 차세대 중형 위성 1호 발사에 공동 개발자로 참여한 데 이어 2호 발사부터 총괄 개발을 담당하는 등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에 앞장서고 있다.

안 대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향후 우주사업에서의 부가가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초소형 위성을 개발하고 중대형 위성을 동남아 등으로 수출 산업화할 것”이라며 “M&A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위성으로부터 얻은 영상 분석 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해 항공기와 패키지 수출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코로나19 백신에 앞당겨질 경기 회복, 수출에 주력”

지난 한 해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KAI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체 매출액 50%를 차지하는 군수 내수가 버텨줬다지만 30%가량을 차지하는 민수와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완제기 수출 분야의 사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영향으로 관련 시장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안 대표는 수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식경제부와 무역협회를 거치다보니 여느 대표보다도 수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이를 추진해왔다.

그는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완제기를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민수 분야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에어버스, 2023년 상반기부터 보잉 등의 물량이 늘면서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 사업을 뒷받침할 기술력에 대해 안 대표는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세계에서 전투기 개발 능력으로 7위에 들고 전체 인력 57%가 석·박사급 엔지니어일 정도로 뛰어난 데다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활용한 가상훈련 시스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향후 중국과 인도의 추격을 극복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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