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3일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또 정치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지난 금요일 미국이 터키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각각 50%, 20%로 두 배 인상하자 터키 금융시장은 혼란을 겪었다. 터키 리라 환율 달러 대비 하루 만에 16% 하락했고 CDS(신용부도스왑) 스프레드는 60bp 급등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터키 리라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국 시장 보호를 내세워 관세를 인상했다. 미국이 지난 1일 터키 대상 경제 제재를 실시한 이후 리라화 가치는 31% 하락했다. 노 연구원은 “미국은 과거 환율과 관세를 분리했으나 최근은 다르다”며 “미국은 중국 위안화 환율 절하를 이유로 관세율을 당초 10%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했다. 자국 통상 지위를 외국과 마찰을 해결하는데 적극 이용하는 중이다. 터키와 마찰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 문제가 경제에 번졌기 때문에 이후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터키 중앙은행 독립성은 훼손된 상태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 환율 평가절하를 이유로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했다.
그는 “터키는 단기 환율 조정 기능을 상실한 모습”이라며 “공화당 내 의원을 중심으로 우방국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상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