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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구 서초고 교문 앞에서 대진디자인고 1학년 학생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백팩을 메고 보온 도시락통을 든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열띤 응원 구호를 뒤로한 채 시험장 안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대진디자인고 1·2학년 학생들은 수험생들이 모두 입실한 오전 8시 15분쯤 서초고 앞에서 선배들에게 큰 절을 한 뒤 물러났다.
이날 수능 시험에는 전국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3개 시험장에서 총 60만 5987명이 응시했다. 다행히 수능 한파는 없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1도에서 10도 정도이고 낮 최고기온은 12도에서 18도로 예상된다.
이른 아침부터 시험장 주변은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부모와 후배 학생들, 교사 등으로 북적거렸다. 일부 고교 1·2학년 학생들은 인형탈을 쓰고 ‘내 안에 답 있다’ ‘이럴려고 대박났나’ 등 응원 피켓을 들고 선배들을 반갑게 맞아줬다.
학부모 이모(48·여)씨는 서울 반포고에서 시험을 보는 딸과 함께 왔다. 이씨는 “작년에는 아들이 수능을 봤고 올해는 딸 차례다. 아들이 수능을 볼 때는 집에 있었는데 딸이다 보니 더 신경쓰여서 직접 데려다 주러왔다”고 말했다. 이유경(44·여)씨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고교 2학년인 아들과 함께 서울 용산고 시험장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작년부터 2번째 응원을 오고있다. 내년에는 아들을 응원하러 올 텐데 남일 같지 않다.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짠한 마음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교 3학년 담임선생님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서울 오산고 박정준(38) 교사는 “끝까지 긴장하지 말고 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시험장인 서울 용산고에 나와 시험을 볼 제자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일일이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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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능 입실시간은 오전 8시 10분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시간에 맞춰 들어갔지만 일부 학생들은 시간을 못 맞출까 경찰차 등을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8분쁜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이 한 수험생을 이송해 학교 앞에 긴급히 내려줬다. 이 학생은 경찰차에서 내리자마자 얼른 수험장으로 뛰어갔다.
국가적 행사인 수능날 아침 시험장 모습을 담기 위해 취재진들도 많았다. 외신기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기업들도 수험생 응원에 나섰다. 한우자조금은 오전 6시부터 여의도고 앞에서 차와 담요, 핫팩 등을 나눠줬다. 반디앤루니스 신세계 강남점은 서울 서초고에서 수험생들에게 초콜렛을 나눠주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이날 오전 7시 55분쯤 여의도고를 찾았다. 조 교육감은 “여러분들이 공부한 것을 빠짐없이 잘 발휘하길 바란다”며 “입시경쟁이 나날이 거세지는데 입시교육이 인간화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수험생들 파이팅”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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