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려고 수능대박났나, 만족감" 열띤 수험생 응원전

1183개 시험장서 수능 시험 치러져
이른 아침부터 부모·후배·교사 모여 수험생 응원
입실 늦을까 경찰차 타고 오기도
  • 등록 2016-11-17 오전 9:25:20

    수정 2016-11-17 오전 10:56:03

대진미디어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17일 오전 8시 15분 서울 서초구 서초고 앞에서 수능시험을 치루는 선배들을 응원하는 뜻에서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이데일리 사건팀] “수능대박! 온 우주의 기운이 함께 합니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구 서초고 교문 앞에서 대진디자인고 1학년 학생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백팩을 메고 보온 도시락통을 든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열띤 응원 구호를 뒤로한 채 시험장 안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대진디자인고 1·2학년 학생들은 수험생들이 모두 입실한 오전 8시 15분쯤 서초고 앞에서 선배들에게 큰 절을 한 뒤 물러났다.

이날 수능 시험에는 전국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3개 시험장에서 총 60만 5987명이 응시했다. 다행히 수능 한파는 없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1도에서 10도 정도이고 낮 최고기온은 12도에서 18도로 예상된다.

이른 아침부터 시험장 주변은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부모와 후배 학생들, 교사 등으로 북적거렸다. 일부 고교 1·2학년 학생들은 인형탈을 쓰고 ‘내 안에 답 있다’ ‘이럴려고 대박났나’ 등 응원 피켓을 들고 선배들을 반갑게 맞아줬다.

학부모 이모(48·여)씨는 서울 반포고에서 시험을 보는 딸과 함께 왔다. 이씨는 “작년에는 아들이 수능을 봤고 올해는 딸 차례다. 아들이 수능을 볼 때는 집에 있었는데 딸이다 보니 더 신경쓰여서 직접 데려다 주러왔다”고 말했다. 이유경(44·여)씨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고교 2학년인 아들과 함께 서울 용산고 시험장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작년부터 2번째 응원을 오고있다. 내년에는 아들을 응원하러 올 텐데 남일 같지 않다.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짠한 마음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문여고 박정민(16)양은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오전 6시부터 응원을 서울 반포고에 나왔다. 박양은 “수능보는 선배들을 보면 머지않은 내 미래인가 싶어 걱정도 된다”며 “선배들이 긴장하지 않고 평소대로 시험 잘봐서 대박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고에 나온 장모(19)씨는 수능 보는 재수생 친구를 응원해주러 왔다. 장씨는 “친구 목소리가 너무 힘이 없고 긴장해보여서 안타까웠다”며 “수능 끝나고 친구와 저녁먹고 회포 풀러 갈 예정”이라고 했다.

고교 3학년 담임선생님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서울 오산고 박정준(38) 교사는 “끝까지 긴장하지 말고 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시험장인 서울 용산고에 나와 시험을 볼 제자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일일이 격려했다.

한 수험생의 어머니가 17일 오전 7시 20분쯤 서울 용산고 앞에서 시험장에 들어가는 아들을 껴안고 격려하고 있다. (사진=전상희 기자)
시험장에 도착한 수험생들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서초고에서 시험을 보는 장모(19)씨는 “(지금)공부를 하기보다는 친구와 얘기하면서 긴장을 풀려고 한다”

이날 수능 입실시간은 오전 8시 10분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시간에 맞춰 들어갔지만 일부 학생들은 시간을 못 맞출까 경찰차 등을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8분쁜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이 한 수험생을 이송해 학교 앞에 긴급히 내려줬다. 이 학생은 경찰차에서 내리자마자 얼른 수험장으로 뛰어갔다.

한 수험생과 아버지는 택시를 타고서 오전 8시 7분쯤 택시를 타고 서울 용산고에 도착했다. 이 수험생은 바로 수험장으로 달려갔다. 아버지 홍완식(66)씨는 “무사히 도착해 다행이다”라며 “택시기사도 가까우니 걱정말라고 계속 안심시키더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국가적 행사인 수능날 아침 시험장 모습을 담기 위해 취재진들도 많았다. 외신기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기업들도 수험생 응원에 나섰다. 한우자조금은 오전 6시부터 여의도고 앞에서 차와 담요, 핫팩 등을 나눠줬다. 반디앤루니스 신세계 강남점은 서울 서초고에서 수험생들에게 초콜렛을 나눠주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이날 오전 7시 55분쯤 여의도고를 찾았다. 조 교육감은 “여러분들이 공부한 것을 빠짐없이 잘 발휘하길 바란다”며 “입시경쟁이 나날이 거세지는데 입시교육이 인간화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수험생들 파이팅”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17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 앞에서 호랑이 인형탈을 쓴 문일고 학생이 교문으로 입장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김보영 기자)
서울 서초구에 있는 반포고 관계자가 17일 수능 입실시간인 오전 8시 10분이 지나자 학교 정문을 닫고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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