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인터뷰]수급단타왕 "손절을 잘해야 진짜 전문가"

고명환 수급단타왕 대표 인터뷰
2015년 유안타증권 실전투자대회 수익률 1위 입상
  • 등록 2016-06-26 오후 3:53:29

    수정 2016-06-27 오전 10:30:06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하루에 6000만원 손실을 봤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10억원을 전부 걸었지만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때 마이너스 6%에서 빨리 손절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3일 서울 한남동에서 만난 2015년 유안타 증권 실전 투자대회 1위 입상자 고명환(사진) 수급단타왕 대표는 “시장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는 것”이라며 “자신만의 기준으로 손절(손실을 보고 매도하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이 진짜 전문가”라고 힘줘 말했다.

올해 34살인 고 대표의 주식 투자 경력은 9년이다. 가천길대학 전산학과 졸업 후 대기업 회계부서에 입사했지만 월급보다 주식 투자 수익률이 훨씬 나아 전업 투자자의 길로 들어섰다. 고 대표는 “20대 철없던 시절엔 스스로 최고라고 자만했다”며 “3번 깡통을 차고 3억원의 빚을 진 이후에야 정신을 차렸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과 싸워 이기기 위해 절치부심하며 그가 계발한 기법이 ‘수급 단타’다. 그는 하루 이상 주식을 보유 하지 않는다. 기업의 가치도 중요한 매매 근거가 아니다. 고 대표가 주식을 배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변수는 바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량 매수, 이른바 ‘수급’이다.

그가 수급만 보는 이유는 간단한다. 한국에는 더이상 “성장할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성장이 끝난 뉴노멀 시대의 주식 투자는 철저히 외국인, 기관의 수급에 올라타는 단기 매매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5월 18일부터 31일까지 7000만원으로 1억 5000만원을 만든 매매 일지를 들여다 왔다. 매일 이슈가 발생하는 회사를 단 하루 매매 했고, 일주일에 5차례는 수익을 냈다.

유일하게 그가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보는 분야는 제약 바이오다. 매매 일지에도 영진약품, 크리스탈, 오리엔탈바이오, CMG제약 등 제약 바이오 종목들이 많았다.

하지만 전문가가 돼 이 분야를 공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 대표는 “개인들은 절대 고급 정보를 알 수 없다”며 “신약 공급 계약도 해당 회사 사람들만 안다”고 말했다.

제2의 한미약품은 분명히 있겠지만 언제, 어떤 종목일지는 개미들이 알 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개인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수가 나올 때 따라 들어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하루종일 모니터를 보며 수급을 체크하고 트레이딩을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고 대표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미국 시장 상황을 확인하고 뉴스를 읽고 하루 매매를 준비한다. 오후 3시 장이 마감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매매에 몰두한다. 그는 “오랜 격투기 선수 생활이 주식 전업 투자에도 도움을 주는 것 같다”며 “순발력과 지구력 등이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물론 수급이 몰리는 모든 주식이 상승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도 외국인의 매량 매수가 들어와 10억원을 전부 베팅했던 종목이 하한가를 맞는 경험도 있다. 고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한번의 승률 보다는 ‘꾸준한 승률’이다. 그는 “꾸준히 잃지 않고 버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그릇에 맞는 소액으로 시작해 연습을 통해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만 주식 투자로 2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냈지만 그의 투자금은 1억 5000만원에 불과했다. 고 대표는 “이제는 자산을 부동산 등 안전 자산으로 배분 했기 때문에 하루 투자금을 7억원으로 높일 생각”이라며 “초보 투자자들은 500만원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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