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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여야가 새해 예산안과 함께 묶인 주요 세법의 심사를 두고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경환표’ 3대 패키지 세법과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핵심쟁점을 두고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야가 이 같은 예산부수법안들을 30일 자정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원안이 자동으로 부의된다. 예산정국 막판 여야간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야, ‘최경환표’ 3대 세법 두고 막판 난항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30일 오전 회의를 열었지만 개의와 동시에 정회했다. 조세소위는 지난 28~29일 핵심쟁점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쟁점은 예산부수법안에 포함된 ‘최경환표’ 3대 패키지 세법이다. 조세소위에 계류된 법인세법 개정안(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배당소득 환류세제·근로소득 증대세제 도입) 등 정부안이다. 이 가운데 기업환류소득세제 관련 법인세법은 이미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이날까지 합의되지 않으면 정부원안이 그대로 본회의로 넘어간다.
정부·여당은 현재 가계소득 3대 패키지 등을 정부안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당은 “재벌과 부자를 챙기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세소위원장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과 조세소위 야당 간사인 홍종학 의원은 전날에도 만나 협상을 했지만, 이 부분에 걸려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가 이같은 쟁점에서 합의하지 못하고 자동부의된다면, 예산정국의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의 반발이 이어질 게 뻔하고, 이는 예산안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여야 합의한 대기업 비과세감면 등도 밀려
이 때문에 여야 지도부가 지난 28일 합의했던 사안도 난항을 겪고 있다. △대기업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 폐지 △대기업의 연구·개발(R&D)세액공제 당기분 공제율 인하 등이다.
여야는 수도권 밖 대기업의 기본공제율도 0%로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진 못하고 있다.
R&D세액공제 부분도 마찬가지다. R&D세액공제의 당기분 방식은 당해연도 R&D 비용에 공제율을 곱해 공제되는 식이다. 현행법상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유예기간 4~5년차의 공제율은 10~25%, 중견기업은 8%, 일반기업은 3~4% 수준이다. 대기업의 공제율을 얼마나 인하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담뱃세 개별소비세는 ‘종량세’ 도입 가닥
다만 조세소위는 담뱃세 인상을 위해 필요한 개별소비세에 대해서는 ‘종가세’(담뱃값에 비례해 과세)에서 ‘종량세’(담배 한 갑당 일정금액 과세)로 바꾸는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상정한 한 갑당 개별소비세는 594원 수준인데, 이는 수입담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강석훈 의원은 “여야 의원들이 종량세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줘 정부가 최종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세소위는 앞선 몇 차례 세법심사에서도 종가세 방식이 도입되면 국내 담배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종교인과세는 아직 처리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조속히 매듭을 지어야 할 쟁점들이 산적한 만큼 종교인과세는 이번에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대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