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스키가 최고"..무더위에 겨울스포츠 인파 몰려

여름에도 '영하3도'.."털점퍼 입어도 추워요"
예년보다 긴 장마에 뒤늦게 인기
  • 등록 2013-08-18 오후 4:53:16

    수정 2013-08-18 오후 4:53:16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원마운트 스노우파트를 찾은 사람들이 얼음 위에서 썰매와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사진=박보희 기자)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무더위가 한창인 8월,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내리는 눈을 맞으며 아이들은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 위를 미끄러져 나간다. 다른 한 편에선 눈썰매를 타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다.

“여긴 정말 춥네요. 조카와 아들을 데리고 왔는데 아이들이 좋아해서 오길 잘했다 싶어요.”(한경미, 43)

털점퍼를 입고서도 아이들의 장갑을 챙겨주느라 부모들은 바쁘다. 이곳의 온도는 여름철 아무리 더운 날에도 영하 3도수준. 30도를 웃도는 바깥과는 다른 세상이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찾아온 무더위에 실내 겨울 스포츠 체험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겨울 스포츠는 스케이트가 대표적이었지만, 눈썰매부터 스키까지 다양한 종류의 체험장이 생겨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원마운트가 운영하고 있는 스노우파크는 눈썰매장과 눈체험장, 아이스링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눈썰매를 비롯해 스케이트, 동물 썰매 등을 탈 수 있다. 틈틈이 인공 눈을 뿌려 겨울 분위기를 더해준다. 지난 17일 스노우파크를 찾은 박예준(6) 군은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게 제일 신기하다”며 “밖은 더운데 이곳은 시원해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말이었던 지난 10일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2000여명 수준. 원마운트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이어지며 방문객이 늘고 있다”며 “평소에는 하루에 900여명 정도가 찾았지만, 8월 들어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실내 스키장을 운영하고 있는 웅진플레이도시도 8월 중순 들어 방문객이 늘고 있다. 웅진플레이도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2200여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이후 평일에도 1600여명의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실내 스키장을 찾았다.

이현우 웅진플레이도시 홍보담당자는 “장마가 길어지며 7월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방문객이 줄었지만 8월 들어 다시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이곳도 연일 이어지는 전력 대란 우려를 피하지 못했다. 실내에서 눈과 얼음을 만들고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요하다. 웅진플레이월드가 여름철 한 달동안 사용하는 전기와 수도 비용은 약 8000여만원에 이른다.

웅진플레이도시 측은 “최근 에너지 절감 정책에 함께 하기 위해 평소 2~4도로 유지하던 내부 온도를 4~6도까지 올렸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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