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양효석기자]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초 `2005년도 국내경제 10대 트렌드`중 하나로 구조조정 가속화를 꼽았다. 현재 잘나가는 우량기업들도 위기관리에 실패해선 살아남기 힘든 초(超)경쟁 시대가 도래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계 상위 기업들은 의도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해 조직내 긴장을 유지하고, 하위이거나 실적이 나쁜 기업들은 더이상 구조조정을 미룰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같은 예측은 맞아 떨어지고 있다. 아남전자는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TV사업에서 철수하고 오디오·DVD복합제품·셋톱박스 등 멀티미디어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코오롱은 원료가상승·중국공세 등으로 채산성이 떨어진 섬유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고부가섬유와 자동차·전자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구조로의 변신을 추진중이다.
상위그룹에 포진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전방위 구조조정을 통해 무한경쟁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 구조조정은 지속된다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제2기 글로벌 브랜드전략을 발표했다. `전자제품` 하면 `삼성전자`가 떠오르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삼성전자`하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전략은 저가 브랜드 철수와 직결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경영계획상 미주지역 창문형 에어컨 판매목표는 제로(zero)다. 지난해까지 저가품목군에 포함된 창문형 에어컨을 현지업체를 통해 OEM으로 판매했지만 이제는 포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대신 내년부터 자사브랜드로 고가품목군인 분리형·시스템에어컨을 판매할 계획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VCR와 단기능 전자레인지 사업도 올해 안에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VCR와 단기능 전자레인지는 이미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생산을 중단한 품목들이지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해외 공장에서도 하반기부터 명맥만 유지할 계획이다.
보급형 DVD플레이어와 8㎜캠코더도 올해부터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오디오카세트도 올해까지만 생산할 방침이다. 이미 국내 생산이 중단된 볼록형 브라운관TV는 올해 해외공장에서도 생산이 중단된다.
이와 함께 노트북PC 등의 생산라인을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생산공장 등으로 이전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밥솥·비데 등을 생산하던 자회사 노비타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업부문중에는 생활가전부문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집중적인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문을 별도 법인이나 자회사로 분리했지만, 최근에는 노비타처럼 자회사를 매각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LG, 모든 것이 구조조정 대상
LG전자(066570)의 구조조정은 브랜드 구조조정에 이어 전방위에서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밥솥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OEM방식으로 생산했던 선풍기 사업을 올해 초 완전히 접었다.
또 현재 가습기와 청소기의 일부 모델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볼록형 브라운관TV의 국내생산을 중단했다. 평택공장에서 생산중인 VCR 공장도 수년내 외국으로 이전한다.
LG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창원의 전자레인지와 청소기 생산라인 일부를 중국의 톈진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프리미엄급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저가의 제품들은 해외에서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김쌍수 부회장이 가장 신경쓰고 있다는 휴대폰 부문에서도 `LG답지 않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열중이다.
이와함께 LG전자는 디오스 냉장고의 프리미엄급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범(汎) 삼성가의 며느리였던 탤런트 고현정씨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활동을 전개하고, 평면TV의 대중화를 강조하기 위해 기존의 이성적이고 강인한 남성 이미지의 `엑스캔버스(XCANVAS)` 광고 컨셉을 여성의 부드러운 감성적 이미지로 바꾸기도 했다.
사업부문 조정도 시작됐다. 올해초 통신장비 부문을 분리해 캐나다 노텔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통신장비 부문은 그동안 포화상태에 있는 국내 통신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노텔과의 합작사 설립으로 3세대 이동통신 기술력과 노텔의 영업력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LG전자는 판단하고 있다. 끊임없는 구조조정, 이를 통한 경쟁력 확보,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노력은 오늘도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