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때가 되면 젤렌스키와 통화"…마크롱·폰데어라이엔 "환영"

마크롱 "러 정신차리고 협상토록 시진핑 의지할 수 있어"
폰데어라이엔도 "시진핑의 대화 의지 환영"
마크롱·폰데어라이엔 "러에 무기 지원 안돼" 한목소리
  • 등록 2023-04-07 오전 10:28:45

    수정 2023-04-07 오전 10:23:25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때가 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하겠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프랑스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가 정신을 차리도록 하고, 모든 이를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수 있도록 당신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신뢰를 표했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이 소식통은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고 국제법을 완전히 존중하는 협상을 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바라보는 중국의 입장이 변한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상회담은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시간 30분 동안 개최됐다.
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AFP)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시 주석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하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건과 시간이 적절할 때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야기하겠다고 재확인한 점이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지난해 전쟁이 발발한 이래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 시 주석이 지난달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국빈방문했을 때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가질 것이란 예측이 있었으나 실현되진 않았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시 주석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를 우크라이나에 초청하고 싶다고 밝힌 상태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지는 않았으나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규탄한 적도 없다. 중립과 중재를 표방하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서방은 두 국가가 전통적으로 가깝게 지내왔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양국 간 우호 관계가 더욱 심화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이날 중국을 향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해선 안된다고 압박했다. 폰 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군사 장비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침략자들을 무장시키는 것이 국제법에 위배되고 우리의 관계를 크게 해칠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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