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그린 주인공은 카카오브레인의 이미지 생성 AI ‘칼로’(Karlo)다. 칼로는 사용자가 입력한 글자를 이해한 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든다. 1억8만장 규모의 이미지와 이를 설명하는 텍스트의 관계를 학습한 덕분이다. 예를 들어 해당 웹사이트에 접속해 “구스타프 클림프 스타일로 강아지를 그려줘’”라고 입력하면 여러 이미지를 재조합해 결과를 도출한다.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사람이 몇 시간에 걸쳐 그려내는 그림을 칼로는 5초면 완성한다.
지난 2017년 2월 설립된 카카오브레인은 AI 분야의 개척자를 자처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만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올해 칼로를 통해 확고한 결과를 성취할 것”며 “6월이면 한국어를 지원하는 칼로도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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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브레인이 먼저 성과를 기대하는 서비스는 칼로를 활용한 ‘비 디스커버’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무료로 제공 중인 이 앱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앱스토어에 나온 지 4개월 만에 200만장이 넘는 그림을 그려냈다. 이제는 데스크톱 버전의 전문가용 서비스를 준비하며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다. 성능을 높인 유료 버전은 웹툰,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등이 주된 대상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협업도 예상된다.
김 대표는 “웹소설·웹툰 작가, 무기 등 게임 에셋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3~ 4월 정도 첫 제품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형태의 서비스가 나오면 스타 작가들은 생산성이 올라가 더 많은 작품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며 “비용 때문에 삽화를 그리지 못하거나 어시스턴트를 쓰기 어려운 작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50억원에서 100억원 사이 규모로 ‘칼로 펀드’(가칭)라고 부르는 일종의 투자 펀드도 기획 중이다. 그는 “칼로를 이용해 성장이 부스트(가속)될 것 같은 사업이나 산업에 투자해주겠다는 것”이라며 “칼로 기술(코드), 컨설팅, 인프라 등을 패키지로 지원해 2배, 10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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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사업도 카카오브레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축이다. 현재 카카오브레인은 호주에서 AI로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하는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호주가 해외진출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호주에서 먼저 서비스를 테스트한 뒤 다른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호주는 규제 장벽이 낮은 편이다. 해외 기업이 자국에 들어와 실험을 하는 데 제도적 측면에서 우호적이고,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이 있어 여러 시나리오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기술 검증에 주력한다면 내년부터는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판독 의사가 받는 돈은 월급 외에도 판독 건수에 따른 수가도 있다”며 “판독 효율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바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잘하는 ‘코챗GPT’ 공개
칼로, 헬스케어 외에도 카카오브레인은 AI 언어모델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 안으로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같은 ‘코(Ko)챗GPT’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전후에 내놓을 한국어 특화 AI 모델 ‘KoGPT-3.5’가 기반이어서 한국어에 능통한 것이 강점이다.
또 실시간 정보를 반영하고, 답변 출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은 Ko챗GPT를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이프 카카오’에서 공개하거나 별도 행사에서 시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생성 AI로 묶인 세 가지 사업에서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