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마스크 없는 첫 주말… 꽃 사고, 절 가고 "이제 기념일 같네요"

8일 어버이날·부처님 오신 날로 곳곳 붐벼
"올해 5월은 다르다" 분주한 꽃 시장 손님맞이
부처님 오신 날, 연등 켠 사찰 찾은 수많은 인파
  • 등록 2022-05-08 오후 5:03:04

    수정 2022-05-08 오후 5:03:04

[이데일리 권효중 김윤정 기자] “이제 꽃 사면서 기념일도 챙겨보네요.” “코로나 걱정 없이 가족 모두 건강만 하기를 기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점에 맞이한 어버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 시민들은 보다 일상에 가까워진 모습으로 주말 외출에 나섰다. 코로나19로 한동안 불경기를 겪은 꽃 시장은 어버이날을 맞아 간만에 활기를 되찾았으며, 불자들은 불기 256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절을 찾아 자유롭게 관불의식을 하며 평화를 기원했다.

8일 오전 서울 양재동 꽃 지하상가의 모습. (사진=권효중 기자)
8일 오전 이데일리가 돌아본 서울 남대문 꽃시장과 양재 지하 꽃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선물용 꽃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카네이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의 장미, 작약 등 봄꽃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상인들도 고객들을 응대하고, 꽃을 손질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남대문에서 꽃을 파는 꽃집 사장 이용기(59)씨는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로 가족 행사도 다 취소되고 너무 힘들었다”라면서 “올해 5월은 며칠 사이 준비된 꽃이 완판됐고, 상가 내 도매상도 준비한 물량이 다 나갔다”며 웃었다. 다른 꽃집의 사장 정모씨는 “원래 남편과 둘이서 운영하는데 어버이날 특수를 대비해 아르바이트생 5명을 더 고용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재 꽃 지하소매상가를 방문한 시민들 역시 거리두기 해제 이후 기념일 분위기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대학생 진모(24)씨는 어머니께 드릴 분홍색 카네이션 외에도 장미, 리시안셔스 등을 구입했다. 그는 “생각보다 꽃값이 비싸지만 오늘은 어버이날인만큼 예쁜 꽃을 선물하고자 한다”라며 “그동안 코로나 시기가 길어지면서 꽃조차 사는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이제는 코로나도 많이 안정되고 기념일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8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은 서울 조계사의 모습. (사진=김윤정 기자)
이번 휴일에는 어버이날에 부처님오신날 행사까지 겹치면서 사찰에는 불자를 비롯해 나들이를 나온 이들로 가득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봉축 법요식이 열린 가운데 약 1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색색의 연등이 절 입구부터 눈에 들어왔고, 절을 찾은 이들의 소원이 매달려 있었다.

오전 10시를 맞아 법요식이 시작된 봉은사 대웅전 앞에도 준비된 의자가 꽉 찬 것은 물론, 서 있는 사람들로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만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지난 2일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나 공연 등의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법요식이 진행되는 대웅전 양 옆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중계도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초와 향 공양을 하기 위해 봉은사를 찾았다는 변모(67)씨는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목욕을 하고 왔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절에 잘 오지 않았는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가족 건강 등을 빌었다”고 말했다.

조계사를 찾은 시민들은 걸려 있는 연등을 구경하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연신내에서 온 불자 백모(73)씨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가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열려 일부러 와봤다”라며 “인파가 많아서 미리 아들 이름으로 달아놓은 연등도 미처 보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6살 아들과 함께 절을 찾은 최모(47)씨 역시 “아들이 코로나19에 걸렸었는데, 오랜만에 예쁜 등도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니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론 코로나 걱정없이 가족 모두 건강하기를 기원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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