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대유행"…델타 변이, 백신으로 최고 88% 예방 가능

전 美 FDA 국장 "접종률 낮은 주에선 이미 델타 변이 확산"
전문가들 "방역 완화 조치 조금 이른 감 있다"
  • 등록 2021-06-21 오전 9:51:34

    수정 2021-06-21 오전 9:51:34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세 배가량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키로 한 정부조치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선별진료소 앞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성인 인구 중 백신 접종률이 1차 80%, 2차 60%를 넘은 영국에서는 델타변이의 급격한 확산으로 최근 사흘 연속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었다. 이달 초 3000명 선에서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9000명대에 이른 하루 신규 확진자 가운데 90% 이상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이 확인됐다.

우리나라도 지난 15일까지 155명의 델타 바이러스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변이 4개 중 알파(영국) 변이(1663명) 보다는 아직은 적다. 베타(남아공)·감마(브라질) 변이 감염자는 각각 140명, 6명이다.

다만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는 델타 변이의 감염 예방 효과에 대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2차까지 다 맞으면 각각 88%, 60%까지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가지 않고 병원에 입원하는 걸 막는 효과는 각각 96%와 92%라는 것.

스콧 고틀리브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 역시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 접종을 완료하면 델타 변이에 약 88% 효과를 보인다”며 “얀센과 AZ 백신도 약 60%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어 “역학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접종 가능 인구의 약 75%만 접종을 하고, 전염성이 60% 더 강하다는 델타 변이가 계속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올 가을 감염이 급속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경고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내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오히려 다음달 1일부터 남아프리카 등 13개국만 제외하고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대해 국내 입국 시 격리를 면제하는 조치를 내렸다. 또한 내달 1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되며 수도권에서도 6인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해진다.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6인 모임을 허용한 뒤 15일 이후에는 8인 모임까지 허용하게 된다. 비수도권의 경우 새 지침이 적용되는 내달 1일부터는 사적모임 금지가 전면 해제된다.

하지만 국민들은 델타변이의 국내 확산 위험도에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아이디 bhk1***를 쓰는 한 사용자는 “아니 해외가 저 지경인데 지금 울 나라는 전체등교에... 모임 인원 해제한다는 거야?”라 했고 ‘kaik***’는 “이렇게 델타변이가 전 세계 지배종이 될 거라고 하는데 한국정부는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율 50% 대인 중국 시노백 맞아도 무격리로 입국 허용하고 국민들 해외여행은 또 부추기는 중. 세계 정세랑 반대로 가네”라며 비판했다.

방역 전문가들 또한 내달부터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6월에 고위험군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 해도 1회 접종 효과는 대략 7월 셋째 주쯤 나올 것”이라며 “방역 완화 조치가 조금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또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국민 피로도가 커지면서 거리 두기 완화 조치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부는 국내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책을 미리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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