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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사상 초유의 ‘G2 혈투’에 우리 경제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국내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고, 실물경제도 악재가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시장 변동성 커질듯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지난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15.9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오히려 2.7원 하락했다(원화 가치 상승). 미국의 관세 부과가 같은날 오후 1시(한국시간) 이뤄졌는데, 시장은 이를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 직후 역외시장도 원화 강세로 반응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4.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감안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5.90원)와 비교해 0.55원 하락한 것이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추가적인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1110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험악한 무역전쟁 분위기로 인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베팅한(롱) 물량이 쌓여 있었다”며 “이번주 시장은 이 물량을 해소(롱스탑)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1110원 하단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환율은 여전히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무역전쟁을 넘어 패권싸움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무역전쟁 국면에 따라 변동성이 상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두언 KB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 달러당 6.6위안대에 있는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까지 상승할(위안화 가치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이럴 경우 원·달러 환율도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韓 실물경제 악영향 불가피
출렁이는 금융시장은 흔들리는 실물경제의 거울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뜻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25%까지 오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물량은 23.4% 급감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민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은 우리나라의 교역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DBS은행의 분석 결과를 보면, 미국과 중국이 모든 상품에 15~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전면적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2.9%보다 0.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무역전쟁 탓에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0.5%포인트 내릴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