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이 대중화되면서 전 연령대 노출이 가능한 지상파 방송 광고에 게임 업체들이 몰린 결과다. 넷마블·넥슨을 비롯해 슈퍼셀 등 대형 게임 기업들이 모바일 게임 대작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지상파 방송 광고 액수가 급증했다.
17일 방송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2015년) 게임 업체들은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에 광고비로 860억원을 썼다. KBS와 MBC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SBS 미디어랩인 미디어크리에이트가 판매한 방송광고 합산 액으로 전년(2014년·192억원) 대비 4.5배가 됐다.
모바일 게임 초창기였던 2013년(17억원)과 비교하면 게임업체들의 지상파 방송 광고 투자액은 2년 사이 약 50배 급증했다. 방송광고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사들의 광고액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방송 광고 시장이 불황에 빠진 가운데 이들 게임 기업의 광고는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 ‘단비’다. 2014년 기준 지상파TV 광고 시장 규모(1조8973억원)는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
기존 온라인 게임 광고는 포털 사이트나 게임 커뮤니티, 젊은 층 시청자가 많은 케이블 채널에서 대부분 볼 수 있었다. 게임 흥행도 장기간 지속돼 지상파 방송을 중심으로 물량 공세를 할 필요가 없었다. 지상파 방송 광고 효과가 불분명한 점도 이전까지 게임 업계가 지상파 방송 광고를 외면한 이유다.
반면 모바일 게임은 하루에도 수 십개씩 신작이 출시된다. 출시 직후 사용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퇴출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도 모바일 게임은 돈을 쓴 만큼 흥행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이 이를 처음 보여줬다”고 말했다. 클래시오브클랜은 2014년부터 지상파 방송 광고를 시작했다. 그 해 10월부터 6개월간 클래시오브클랜은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구글 플레이)를 달렸다. 넷마블 등 모바일 게임사도 이를 뒤따랐다.
넷마블·슈퍼셀·넥슨 등 대형 게임 기업들이 지난해 줄줄이 대작 게임을 선보인 점도 지상파 방송 광고 액수가 급증한 이유로 꼽힌다. 이들 업체들은 주말 저녁 인기 프로그램 광고를 경쟁적으로 구입했다.
MBC 무한도전 같은 주말 인기 프로그램의 광고 단가는 1000만원(15초 기준) 가량이다. 무한도전 광고 3번(45초) 할 금액이면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네이버 메인페이지 상단 배너 광고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