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한진해운(117930)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전경련 하계포럼 강의에서 "2세, 3세 경영인에게 과거 오너 경영인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이제는 전문 경영인이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했다.
◇ 조양호 "강력한 오너십 덕에 대한항공 성장" 조 회장의 오너 경영 `자화자찬`은 다소 뜬금 없이 나왔다. A380 시범 비행 도중 "전 세계가 한국의 오너십에 주목하고 있다"고 운을 뗐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학회에서도 관심 있어 한다"는 말도 했다.
◇ 최은영 "재벌 2·3세가 할아버지 역할?..오산" 당시의 조 회장 발언은 금세 잊혀졌다. 아무래도 한국은 물론 동북아시아에서 처음 도입된 A380에 대한 기자들의 관심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수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전문 경영인 중심의 새로운 경영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전경련 강의 도중 "과거 산업시대 창업주 오너들은 본인의 경험, 카리스마 등으로 큰 성과를 냈지만 이제는 우수한 전문 경영인 인력이 풍부하다"면서 "오너와 전문 경영인의 역할을 분담하는 모델을 정립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또 "재벌 2, 3세가 창업주 할아버지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도 덧붙였다.
두 회장의 발언과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양측의 불편한 관계 탓에 발언 내용에 더욱 관심이 간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 회장은 고(故) 조수호 회장 사망 이후 한진그룹으로부터 한진해운의 독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 회장이 이를 미루고 있다.
일각에선 조 회장이 계열 분리를 승인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한진해운의 전문경영인 체제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전문 경영인, 오너 경영인 체제가 잘 갖춰져 있다"면서 "아무래도 조금은 예민할 수 있는 사안에 다른 입장을 피력한 것이기에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