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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신선들도 부러워할 만큼 시원하고 알찬 피서법이 속리산 계곡자락에 숨어 있다. 대표적인 곳은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이 그 절경에 반해 계곡 곳곳마다 이름을 붙이고 머물렀다는 선유계곡과 화양계곡이다.
넓은 계곡 사이로 시원한 물줄기들이 뿜어져 나오는 이 두 계곡은 여름철 물놀이하기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명소. 화양계곡은 대명산을 끼고 있어 웅장한 산세와 함께 넓은 계곡이 활기차다. 대가족 단위나 친구들끼리 단체로 놀기에 좋다. 반면 선유계곡은 그 폭이 화양계곡보다 좁으나 포근하고 정겨운 모양새가 마음 편히 쉬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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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1곡 경천벽은 화양계곡 초입에 있다. 깎아지른 층암절벽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이다. 속리산국립공원 화양지구 초입의 화양야영장에서 가깝다. 제2곡은 맑은 물에 구름이 비치는 담이라 하여 운영담이라 불린다. 초록빛 자연을 담아 물색도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넓은 모래사장이 완만하게 펼쳐져 있어 어린이들이 놀기에 좋다. 제3곡 읍궁암 주변에는 민박과 식당이 몰려있고, 그 옆에는 노론의 대표, 송시열을 배향하는 서원 중 하나로 최근에 복원된 화양서원이 있다. 이곳에는 전문 해설사가 있어 조선 후기 우암 송시열의 행적 및 화양서원 곳곳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우암 송시열이 정계를 은퇴한 후 커다란 반석 위에 지은 암서재는 맑은 물과 깨끗한 모래가 금빛으로 반짝이는 제4곡 금사담에 있다. 휘고 뻗은 계곡 물길과 옛 서재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가 그대로 그려진다. 제5곡은 그 옛날 별을 관측했을 법하다 싶어 이름 지은 첨성대로, 속리산국립공원 등산코스 중 비교적 쉬운 대명산 등산로의 시작점이다. 여기에서 대명산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첨성대를 지나면 화양3교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대명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라면 자연해설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도 좋겠다. 속리산 국립공원 화양지구에서는 ‘화양계곡의 친구들’이란 제목으로 화양동 유적, 화양동계곡과 숲을 구성하고 있는 자연들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하루에 4회,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조선후기 역사공부는 물론 자연공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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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이 9개월간 머물렀다는 선유동계곡은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곳이라 이름 붙여진 선유동문(仙遊洞門)에서 시작된다. 제2곡 경천벽은 화양계곡의 것에 비하면 둥글둥글한 산등성이 같아 온화하다. 제3곡 학소암은 학이 둥지를 틀었다는 곳으로, 층층이 쌓인 바위와 그에 얽힌 소나무가 울창한 계곡의 미를 한층 뽐내는 명소. 어린 자녀들 물놀이하기에는 상류보다 이곳 하류 쪽이 좋다.
계곡 중간 지점에 이르면 신선들이 깊은 산세에 둘러 앉아 불로장생의 영약, 금단(金丹)을 먹었다는 제4곡 연단로가 나온다. 커다란 바위가 계곡 중앙에 떡 버티고 있으니 장님 코끼리 만지듯 더듬거려봤자 그 크기를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 멀리서 두고 보는 편이 낫다. 바위틈을 돌아 내려오는 물소리가 용이 물을 뿜듯 힘차고 시원한 와룡폭은 선유계곡의 대표 절경이다. 울창한 숲속 굽이굽이 흐르는 와룡폭 넓은 바위에 누워, 하늘을 이불 삼고 물소리 자장가 삼으면 더위도 잊고 시름도 잊혀질 법하다.
올 여름 방바닥 주인행세 접어두고 진정한 신선놀음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바로 속리산에 있는 화양계곡과 선유계곡으로 떠나보자. 시간을 잊은 채 신선놀이 하다 아차 싶어 계곡을 나설 때쯤, 머리가 백발성성이라도 머문 시간은 황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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