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價 급등에 SUV 벼랑끝 몰린다

4월누적판매 11.6% 감소..판매점유율 10%P 급감
내년 경유가격 휘발유 85%까지.."부진 지속될듯"
  • 등록 2006-05-09 오전 11:35:57

    수정 2006-05-09 오전 11:35:57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한때 국내 신차 판매비중의 30%를 장악했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경유가격 급등 등 각종 악재를 만나며 고전하고 있다.

9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들어 4월까지 국내 SUV판매는 총 5만975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6% 감소했다.

이로써 지난 2004년 30.6%에 달하던 SUV의 국내판매 비중은 현재 20.5%까지 떨어졌다. 1년4개월만에 10%포인트 가량 급락한 것.

현재 SUV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기아차(000270) `뉴스포티지`의 경우 올해들어 4월까지 1만251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급감했다. 현대차(005380)의 `투싼`도 1만360대로 10% 줄어들었고, 쌍용차(003620) `렉스턴`은 3097대로 35.1% 감소했다.

이처럼 SUV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은 올해들어 경유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SUV의 최대 장점인 경제성이 크게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유가격의 경우 지난해 7월 에너지세제개편으로 등유에 부과되는 세금이 66원 오른데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제조원가도 15원 가량 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에 판매되는 경유 가격은 지난주 ℓ당 1253.07원을 기록, 3주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휘발유 가격의 75% 수준인 경유가격을 오는 7월부터 80% 수준으로 인상하고, 내년에는 휘발유의 85%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어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차이는 더욱 좁혀질 전망이다.

또 과거 승합차로 분류되던 SUV가 2008년부터 일반 승용차와 동일한 자동차세를 내야하는 등 세제혜택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배출가스 기준 강화로 SUV의 판매가격 자체가 오른 것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SUV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4`를 맞추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맞추기 위해 자동차업체들은 150만~200만원 상당의 매연저감장치(DPF)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차의 2006년형 스포티지와 현대차 투싼의 경우 기존모델에 비해 가격이 220만원 가량 올랐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경유가격 급등과 함께 세제혜택도 줄어들면서 SUV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상황이 변하지 않는 이상 SUV의 판매감소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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