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2022년~2023년 사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 | 미국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경구용 희귀 혈액암 치료제 ‘제이피르카’(혹은 제이피르카·성분명 퍼토브루티닙).(제공=일라이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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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경구용 희귀 혈액암 치료제 ‘제이피르카’(혹은 제이피르카·성분명 퍼토브루티닙)가 지난해 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처음 가속승인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적응증 확장에도 성공했다. 앞으로 해당 약물의 성장성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최초 가속승인 당시 제이피르카는 미국 기준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와 ‘칼퀜스’(성분명 아카라브루티닙), ‘브루킨사’(성분명 자누브루티닙) 등에 이어 네 번째로 허가된 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BTK) 억제 기전의 약물이 됐다. BTK는 B세포 및 골수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제이피카는 이 효소의 반응을 가역적으로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피르카의 첫 적응증은 앞선 3종의 BTK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재발 및 불응성 ‘외투세포 림프종’(MCL) 환자 대상 3차 치료제였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사실상 MCL 적응증 관련 제이피르카의 매출이 6100만 달러(한화 약 816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FDA는 제이피르카에 대해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또는 ‘소림프구성림프종’(SLL) 등 성인 환자 대상 3차 치료 적응증을 확대하도록 가속승인했다. 제이피르카의 적용 범위가 사실상 3종의 혈액암으로 확장되면서 올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BTX 저해 기전 약물을 통한 혈액암 치료 시장은 미국과 일본, 유럽 5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7개국에서 약 6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라이릴리는 제이피르카가 이 같은 BTK 시장의 선도 물질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회사 측은 2032년경 제이피르카가 약 30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올해 초에 내놓은 바 있다. 일라이릴리는 현재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소포성 림프종,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등 제이피르카의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한 임상개발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