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세계 반도체 업체 매출 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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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 등 급격한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이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 인텔이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2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도체 매출이 메모리에 치중된 삼성전자와는 달리 CPU(중앙처리장치) 등 시스템반도체 중심인 인텔은 실적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29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동기(1162억 달러) 대비 12.9% 감소한 1012억 달러를 기록했다. 분기별 매출로는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이었다. 인텔이 157억 8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하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21억 7100만 달러(-34.6%)로 2위였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이 59억 6000만 달러(-26.3%), 55억 7800만 달러(-22.5%) 등으로 뒤를 이었다.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매출 하락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BIG) 3’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이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시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도 메모리 시장의 불황이다.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를 제외하면 1분기 감소 폭은 4.4%에 그쳤다. 여기에 재고 증가와 주요 시장의 수요 감소 등도 매출 부진을 이끈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6% 감소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수요 감소, 재고 증가 등과 더불어 1분기 반도체 사업의 약 84%를 차지한 메모리 가격 급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3위인 SK하이닉스와 4위인 마이크론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의 매출 감소를 나타냈다. 전 세계 메모리시장은 1분기 매출이 2018년 4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D램 매출은 26.1%, 낸드플래시는 23.8% 감소했다.
IHS마킷 관계자는 “반도체 매출 1위를 유지한 인텔은 메모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 미만이라 실적 악화의 영향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은 PC, 엔터프라이즈 및 클라우드 부문의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로 인해 침체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공지능(AI) 분야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보여온 엔비디아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3.7%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암호화폐 채굴 수요가 급감하고 AMD가 자사 GPU를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추진하면서 엔비디아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됨에 따라 매출 실적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