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명절에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일종의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절 증후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긴 연휴 기간을 이용해 휴식을 보내고 싶지만 이동 간의 긴 귀향·귀성 일정, 명절 가사노동으로 인한 피로감, 성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인해 성인들도 힘들어 한다.
그렇다면, 명절 증후군은 정말 주부에게만 있을까. 우리 아이들도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 장시간 열차 또는 차로 이동하는 시간, 낯선 친척과 시골집의 잠자리, 평소와 달리 바쁜 엄마와 아빠 탓에 낯설어 하는 환경이지만 쉽게 표현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본인 외에 부모 또는 가족 간의 갈등 사이에서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심하다. 본인 의사를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학령기가 지나서도 시험 점수, 입시 등의 곤란한 질문에 아이는 쉽게 상처 받을 수 있다.
설 연휴 기간 지칠 아이를 위해 평소 아이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인형, 장난감 또는 작은 이불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좀 더 큰 아이들은 즐겨하는 게임이나 좋아하는 책 등을 가져가는 것이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친척을 만나러 가기 전 아이에게 명절에 있을 상황에 대해 미리 설명해주는 것도 좋다. ‘엄마 아빠가 바빠서 잘 놀아주지 못할 수 있어’, ‘이번에 만나게 될 어른은 누구누구야’, ‘어른들을 만나면 이렇게 하자’ 등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오랜만에 들리는 시골집에 낯설어 할 아이를 위해 잠시 놀이터에 데리고 가서 놀아주거나 동네 산책을 해주는 것도 아이가 환경에 비교적 쉽게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이가 있을 때는 부부 사이 언쟁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어린 아이들은 특히 부모가 싸우는 것이 본인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해 자책감에 빠질 수 있으므로 갈등이 있더라도 잠시 자리를 피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김봉석 교수는 “명절을 지내고 돌아와서는 피곤한 것을 핑계로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방치하지 말고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시간에 활동을 해야 한다”며, “명절 동안 재밌던 일을 가지고 대화하고, 식구끼리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면서 피로를 풀고 일상생활을 이어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