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봄의 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29일 계룡대 육군참모총장 공관 앞 정원에서 16쌍의 특별한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그동안 육군 예하부대별로 장병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올리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육군참모총장의 공관에서 참모총장 주례로 합동결혼식을 거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육군은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부부 또는 개인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동거부부들을 위한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소박하고 검소한 혼례문화를 적용한 작은 결혼식 개념의 합동결혼식을 기획하고 전·후방 각 부대별 희망 인원들의 다양한 사연과 지원동기를 접수했다.
지난 2월 초부터 공모한 첫 합동결혼식에는 예비·동거부부 총 120 여 쌍이 지원했다. 이들 중 지원동기와 사연의 공감도가 높은 16쌍의 부부가 선정됐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은 육군 창설 이래 처음으로 총장 공관을 열고 직접 주례를 맡아 성스러운 결혼식의 의미를 더했다. 또 결혼식을 더욱 빛나게 하는 육군 취타대 공연, 37사단 군악대 소속 김려욱(슈퍼주니어 려욱) 일병 및 육군 군악대 중창단의 축가, 의장대 예도 등도 이어졌다.
특히 육군은 결혼식·피로연·청첩장·예식촬영·웨딩사진 CD앨범 제작에 이르는 전 비용은 물론, 3박 4일간의 제주도 신혼여행 경비도 지원했다. 육군의 첫 합동결혼식을 위해 KT&G, LG유플러스, 롯데하이마트 등 여러 기업들도 후원해 힘을 보탰다. KT&G와 LG유플러스는 소정의 후원금으로 결혼식 경비를, 롯데하이마트는 55인치 UHD TV 등 혼수 가전제품을 신혼부부들에게 제공했다.
이번 합동결혼식에는 사랑의 힘으로 암을 극복한 아내(46·박훈아)의 손을 잡고 늦깎이 결혼식을 올리게 된 김남규 상사(41·12사단)의 러브스토리, 지난해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그동안 모아 온 결혼자금을 모두 써 식을 미뤘던 천동식 중사(26·26사단)와 신부(20·정혜원)의 사연 등이 감동을 전했다.
또 필리핀 영주권을 포기하고 입대해 부사관의 길을 걷고 있는 조영진 하사(28·17사단)의 합동결혼식 지원동기, 전방GOP 부대 근무 인연으로 부부군인의 연을 맺게 된 하새날 중사(28·5사단)와 박형준 하사(24·5사단)의 사연, 함께 부사관의 꿈을 키워오다 2015년에 동시에 임관한 박지선(26·3군단)·정진국(27·수도군단) 하사의 에피소드 등도 눈길을 끌었다.
장 총장은 “행복한 군인이 전투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만큼, 부부가 서로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해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16쌍의 신랑신부가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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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16쌍의 합동결혼식 주례를 하고 있다.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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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의장대원들로 편성된 예도대의 축하 속에 김남규 상사와 박훈아 씨 등 신랑신부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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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취타대의 환영 연주를 받으며 웨딩카를 타고 신랑신부들이 야외 합동결혼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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