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밝힌 야심찬 포부다. 오는 6월 발표되는 호랑이 불리온(Bullion) 메달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됐다. 다른 나라의 불리온 주화가 수집품이자 금·은 투자 대상으로 관심 받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미국은 독수리, 중국은 판다, 캐나다는 단풍 등 자국 상징물을 주인공으로 불리온 주화를 발행한다. 이 가운데 오스트리아는 비엔나 필하모닉을 내세워 섬세한 악기 묘사로 화폐 수집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값은 판매 당시의 금 시세에 약간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매년 다양한 호랑이 모습을 담아낸 불리온 메달로 수집가는 물론 투자가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게 조폐공사의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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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돈을 찍어내는 곳이던 조폐공사가 다양한 사업으로 눈 돌리게 된 까닭은 현금을 쓰는 인구가 줄고 있는 데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된 금액은 하루 평균 1조8830억원으로 1년 새 8.8% 늘었다. 1000원도 안되는 금액까지도 카드로 결제하면서 신용·체크카드의 건당 결제금액은 각각 4만4518원, 2만4580원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현금을 안 쓰게 되면 지폐나 동전을 찍어낼 이유도 없어진다. 조폐공사의 일거리가 줄어드는 셈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비전2020 계획 가운데 하나로 ‘동전 없는 사회’ 논의를 시작했다. 동전마저 사라지면 조폐공사의 일감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조폐공사의 ‘변신’은 일단 성공적이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2012년 적자에서 벗어나 2013년 24억원 영업이익 흑자를 냈고 2014년 영업이익 57억원을 올렸다. 매출액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3000억원대이던 매출액은 2013년 4000억원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4595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김화동 사장은 “기존 화폐사업은 물론 기념메달 제품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고객의 요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기술사업화를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며 “올해 목표치인 매출액 50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