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혼란' 이집트, 신임 총리 임명 없던일로..뽑았다가 하루만에 취소

극단적 이슬람주의 정당 반대로 유보
  • 등록 2013-07-07 오후 4:52:33

    수정 2013-07-07 오후 4:52:33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군부 쿠데타로 대통령이 물러난 이집트 정국이 표류하고 있다.

과도 정부를 이끌 신임 총리가 지명됐지만 극단 이슬람주의 정당이 이에 반대해 하루만에 지명이 철회되는 등 정치 행보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극단 이슬람주의 세력 살라피스트가 창당한 이집트 제2정당 누르당 등이 총리 지명을 반대해 이를 유보한다고 보도했다. 임시 대통령 아들리 알 만수르(67) 전(前) 헌법재판소 소장이 과도 정부 새 총리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71·사진)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지명한지 하루 만에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200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외교관 출신인 엘바라데이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리 알 만수르 임시 대통령으로부터 내각을 구성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올렸다.

6일(현지시간) 이집트 과도정부 총리에 지명된 것으로 보도된, 범야권 그룹 구국전선(NSF) 지도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71)가 지난 1월 NSF 회의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정부세력 연합체 타마로드도 “만수르 임시 대통령과 타마로드가 엘바라데이를 신임 총리로 임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총리 지명에 이슬람 정당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총리 지명이 유보됐다. 총리 지명 소식이 전해진 바로 다음날 이집트 정부는 누르당의 반대로 지명을 철회했으며 현재 임시 정부가 누르당과 정치적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이 만든 자유정의당 관계자는 “우리는 쿠데타를 거부하며 엘바라데이의 총리 지명을 포함해 모든 정치적 결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무르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달 30일부터 대통령 퇴진 운동이 일어나 나라 전체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집트 군부는 무르시 정권이 독단적으로 이슬람 정책을 추진하고 경기 부양에 실패했다며 지난 3일 대통령을 축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에는 무르시 반대파와 지지세력이 이집트 전역에서 충돌해 최소 4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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