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신용등급 하향 기업들 많아진다"

1년 동안 부정적인 등급조정 증가할 전망
수출 성장 둔화, 소비부진, 엔저 등으로 철강·화학 등 영향
  • 등록 2013-05-15 오전 11:05:41

    수정 2013-05-15 오전 11:09:57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경우가 많으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무디스는 15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향후 1년 동안 한국 민간 기업들의 신용도에 대한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디스는 부정적인 신용등급 조정이 긍정적인 조정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신용도에 부담이 되는 주 요인들은 주요 수출시장의 성장 둔화와 국내 소비부진, 달러화와 엔화 대비 원화절상과 일부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한국의 민간 기업에 부여된 신용등급 중 38%가 ‘부정적’이며 이 수치는 지난해 말 32%, 지난 2011년 말 25% 대비 높다.

무디스는 특히 선진국 시장과 중국의 수요 부진이 원자재, 특히 철강과 화학 제품 수출업체들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박 부사장은 “중국의 지속적인 설비 증설은 이러한 상황을 더 심화할 것”이라며 “특히 화학과 정유 산업이 이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절상은 자동차와 화학, 건설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 부사장은 “이들 산업들은 달러화로 이뤄지는 수출 비중이 커 원화절상에 가장 취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디스는 엔화 대비 원화절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업종으로 철강과 전자회사를 꼽았다. 이들이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비중이 큰 일본 업체들과 주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정유사와 유틸리티 등은 에너지 수입 거래가 미 달러화로 이뤄짐에 따라 원화절상이 중립적 또는 긍정적인 영향까지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무디스는 내수부진으로 타격을 입을 업종으로는 유통업을 들었다. 박 부사장은 “가계부채와 집값 하락 및 저임금 일자리 비중 증가 등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형마트 월 2회 휴점 요구 등 규제강화도 유통업체들의 매출과 이익을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무디스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은 어려운 여건을 잘 이겨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품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고 마진과 차입금 비율에서 상당한 여력이 있다는 이유다.

유동성 측면 역시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박 부사장은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의 유동성은 그다지 우수하지 못하거나 취약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능력이 우수하고 금융시장은 양호한 유동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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