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粉食)만 봐도 치떨려"..네오세미 개미들 `피눈물`

네오세미테크, 감사 거치며 매출·자기자본 대폭 축소
소액주주 망연자실..상장위, 상장폐지여부 23일 결정
  • 등록 2010-08-19 오전 11:26:10

    수정 2010-08-19 오전 11:26:10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네오세미테크에 수천만원을 투자한 개인투자자 A씨. 그는 지난 2일 새롭게 올라온 이 회사 2009 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보고 뒤로 자빠질 뻔했다. 매출액이 당초 발표했던 것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기 때문. 회사측의 자기자본(자본총계) 역시 1363억원에서 219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자기자본은 반기보고서에서 다시 21억원으로 축소됐다.

A씨는 "매출을 어떻게 이만큼이나 `과대포장`했는지 놀라울 따름"이라며  말했다. 그는 "이마저도 전부 `의견거절`이 나온 재무제표인데, 실제로는 얼마나 매출을 올렸고 남아있는 현금이 있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며 흥분했다. . 

네오세미테크(089240)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자 "피눈물이 난다"며 하소연하는 개미 주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적자 규모가 커지고, 보유현금이 예상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성장성을 고려해서 상장 유지시켜달라"고 요구하던 일부 소액주주들도 할 말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네오세미테크의 실적 포장은 보면 볼수록 놀랍다는 반응들이다.

네오세미테크는 지난 2월 2009사업연도 실적을 공시하면서 매출 1453억원,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네오세미테크의 시가총액 4083억원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실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호실적은 회계법인의 감사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네오세미테크는 3월25일 정정공시를 통해 매출액이 979억원으로, 영업이익이 19억9400만원으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순이익 부문은 223억9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과대포장`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재수정된 재무제표를 통해 매출액이 187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적자 1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 부문은 8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이실직고`했다.

문제는 이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것. 외부감사법인인 대주회계법인은 "감사범위의 제한으로 회계 감사기준에서 요구하는 감사 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시 `의결 거절`을 맞은 셈이다.

한 회계사는 "감사보고서에 나와있듯 제대로 회계 작업을 수행할 수 없어 `의견 거절`을 한 것"이라며 "매출, 영업이익 부문 모두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파악하기 힘든 수준이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실적이 감사보고사상의 실적에 못 미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상장사로서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적 조정이 수차례 이뤄지면서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네오세미테크의 재무 구조도 상당히 취약해졌다.

네오세미테크는 올해 상반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 자기자본이 21억원으로 급감했다. 까딱하다간  자본완전잠식에 접어들 수 있는 상태인 것. 자본잠식률은 91.18%에 이른다.

자산 1777억원 자본을 빼면 부채가 1755억원을 차지한다. 사실상 `부채 덩어리`가 된 셈이다. 당장 획기적인 조치가 없다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태로운 상태다.

네오세미테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회사는 상장 전부터 분식회계가 이뤄진 종목이라 어디서부터 개선해야할 지 알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측을 신뢰한 주주들만 당한 꼴"이라고 말했다.

한 소액주주는 "이런 분식회계가 왜 이렇게 뒤늦게 밝혀졌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한번도 `잡주`는 투자하지 않았는데,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나오고 흑자를 기록하는 기업이 알고보니 잡주였다"면서 "이건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나"고 비난했다.

한편 네오세미테크는 23일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날 전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23일 오전 중 회의를 열고 오후에 공시할 예정"이라며 "상장위원회에서 개선기간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는 있지만 이미 감사의견 거절이 확정된 만큼 퇴출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 관련기사 ◀
☞한영회계법인, 네오세미테크 반기의견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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