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실패원인, 방전이나 끼임현상"

조사위, `페어링 비정상 분리` 2가지 원인 제시
  • 등록 2010-02-08 오전 11:26:04

    수정 2010-02-08 오전 11:35:15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대한민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발사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의 비정상 분리 원인이 `방전과 물리적인 끼임현상` 두 가지로 압축됐다.

나로호 발사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5개월 동안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나로호의 페어링의 비정상 분리원인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를 8일 발표했다.

▲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조사위에 따르면 나로호 발사 후 216초에 관성항법유도장치(INGU)에서 내려진 페어링 분리명령은 정상적으로 발생됐고, 분리명령에 따라 페어링분리구동장치(FSDU)에서 페어링 분리장치 구동을 위한 고전압 전류도 정상 출력됐다.

하지만, 다음 단계인 페어링 분리구동장치에서 발생된 고전압 전류가 페어링 분리장치로 공급되는 과정과 페어링 분리기구의 작동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위는 페어링의 비정상 분리 상황분석을 토대로 페어링이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두 가지 원인을 제시했다.

먼저, 조사위는 페어링분리구동장치(FSDU)로부터 페어링 분리장치로 고전압 전류가 공급되는 과정에서 전기배선 장치에 방전이 발생했을 경우를 첫번째 원인으로 지목했다.

방전이 발생하면 전기적인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며, 이 경우 화약이 폭발하지 않아 페어링이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사위는 분리기구 내부에 끼임현상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분리화약은 제대로 폭발했지만, 분리기구가 불완전하게 작동해 끼임현상 등이 발생함으로써 페어링이 정상 분리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정 원인은 나로호의 원격측정정보, 분리화약 기폭회로에 관한 지상시험, 페어링 분리시험 및 위성분리 후 위성의 운동특성에 관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얻어낸 결과다.

조사위 관계자는 "페어링의 비정상적인 분리의 추정 원인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 것은 원격측정정보와 지상시험 결과만으로 어느 한쪽만을 최종 원인으로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로호 2차 발사 시에는 페어링이 정상 분리되도록 하기 위해 발생가능한 모든 잠재적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추정될 수 있는 원인을 모두 문제점으로 제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이날 발표된 추정원인에 따른 개선방안도 제시했다.
 
조사위가 제시한 개선방안은 ▲방전 방지효과가 더 큰 제품 사용 ▲케이블 연결부위 몰딩 처리 ▲페어링 분리 화약장치 기폭회로 구성 보완 ▲페어링분리구동장치에 의한 분리화약 기폭 시스템 필요 ▲페어링 분리기구 성능 향상 위한 절단성능 향상 ▲페어링 분리기구 내부 부품 변형방지대책 마련 ▲페어링 분리장치 조립상태 확인 위한 비파괴검사 강화 ▲개선대책 효과 확인 위한 검증시험 실시 등이다.

조사위는 이번에 실시된 원인 분석과 조사과정에서 도출된 개선방안이 차질 없이 준비된다면 나로호 2차 발사에서는 페어링이 정상적으로 분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저진공 환경에서의 방전발생 가능성, 위성분리 후 위성 운동특성, 페어링의 기계적 분리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진동신호 유형 등이 시험을 통해 새롭게 확인됐다"며 "이는 향후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한 "페어링 문제뿐만 아니라 나로호 발사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점검함으로써 나로호 2차 발사 준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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