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애용한 블랙베리, 한국선 `글쎄~`

SKT, 국내도입 한달여 100대 판매 그쳐
기업들, 시험용 몇대 주문에 그쳐
국내 특수한 근무환경 등 극복 관건
  • 등록 2009-01-13 오전 11:25:14

    수정 2009-01-13 오전 11:25:14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애용하고 있다는 블랙베리의 인기가 국내에선 아직 시들하다.

초고속인터넷이 잘 갖춰진 사무실 위주의 근무환경과 더불어 `블랙베리=워크홀릭`라는 이미지가 강해, 국내 직장인들 사이에 회피하려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달 16일 캐나다 림(RIM)사의 스마트폰 `블랙베리 9000볼드` 모델을 국내에 들여왔다. 블랙베리의 가장 큰 특징은 휴대전화에서 이메일 송수신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점. PC 환경에서 아웃룩을 사용하는 것처럼 블랙베리에서도 푸쉬 이메일(Push email) 기능을 통해 회사 서버와 연동,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형식의 첨부파일 확인도 가능하다. 일정관리도 편리하다.

이 같은 업무지원성 때문에 현재 북미와 서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약 200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이용중이다.

하지만 국내 법인영업을 시작한 지 한달여 동안 블랙베리 판매는 100여대에 그치고 있다. 알리안츠·대한항공 등에서 법인용으로 구입했지만, 사용 부서가 한정적이라 미미한 수준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반 단말기 처럼 시내 유통점을 통해 판매하는게 아니라 법인만 상대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는 각사별로 몇대씩 블랙베리를 주문해 임원들이나 일부 직원들이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은 도입 초기단계여서 시장반응이 저조하지만, 기업에 따라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곳도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블랙베리가 지급되면 움직이는 사무실 환경이 구축돼 언제 어디서나 요청받은 업무를 해내야 하는 부담감이 사용을 기피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의 업무문화도 재택근무나 출장이 많지 않고, 국내 어디서나 초고속인터넷 환경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도 블랙베리 판매의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베리는 이용중독성이 강하고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업무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는 크랙베리(코카인열매)라 불리기도 한다"면서 "회사에서 강제해 도입하지 않는 이상 자원해서 블랙베리를 신청하는 직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글로벌 기업의 경우, 블랙베리를 지급하면서 초과 근무수당을 주기도 한다.

때문에 이동중이거나 회의 대기중 짜투리 시간에도 일할 수 있다는 비즈니스적 장점은 살리면서, 업무 가중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것이 블랙베리 활성화의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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