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익까지 먹는` 외국인의 주식 수익률

환율하락에 숏커버링·배당투자 `살만한 이유있네`
모멘텀플레이에 무게…제한적 매수우위 기대
  • 등록 2008-12-11 오전 11:21:08

    수정 2008-12-11 오전 11:21:08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연말 서울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들이 환차익까지 누리며 시장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가격 메리트와 숏커버링, 배당투자 수요에 달러-원환율 하락이라는 호재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단기적인 모멘텀플레이쪽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지나친 기대를 갖기 보다는 외국인 매수가 몰리는 종목이나 업종에 관심을 갖는 정도의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최근 나흘간 연속으로 우리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이면서 이 기간중 7000억원 가까운 누적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 달러-원환율과 외국인 주식순매수 추이. 환율 하락때마다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이 뚜렷하다.
나흘 연속 순매수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보인 순매수와 같은 기록으로, 전체 순매수 규모는 당시의 6000억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최근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주식들이 코스피지수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은 물론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까지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 이 기간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20개 종목의 수익률은 19.4%로, 코스피지수 상승률 13.8%에 비해 5.6%포인트 정도 초과수익을 보이고 있다.

또 사흘간 달러-원환율이 5.6%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들이 `뀡 먹고 알 먹기`식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어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 추가적인 주식 순매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 급매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가운데 현재 우리 환율과 주가수준이 저평가됐다는 중장기적 시각에서 두 가지 수익을 함께 노리고 베팅하는 듯 하다"고 풀이했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도 "주요 금융사들의 내년 환율 전망치가 1286원 정도로 고공행진하던 환율이 횡보 후 오버슈팅 해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매수를 유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원환율이 내년 평균 1280원선에서만 머물어 준다면 외국인들은 자본 차익과 배당수익을 제외하고도 10%대 후반의 환차익을 저절로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달러-원환율 상승으로 코스피지수가 지난 9월 단기 고점 대비 37% 가까이 폭락했다는 점 역시 저평가 메리트를 부각시키는 점이다.

▲ 업종별 외국인 순매수 추이. 최근 산업재와 소재, 경기소비재 순매수가 눈에 띈다.
다만 아직까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단기적인 모멘텀플레이에 머물고 있는 만큼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외국인들은 소재와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에 민감한 주식들을 주로 사고 있어 경기부양책이나 자동차업계 지원 등 모멘텀을 활용한 전술적인 매매로 판단된다"며 지속적인 순매수는 자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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