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업계 `적신호`..거물들도 휘청거린다

공장 가동중단 등 비용절감 본격화
`무이자` 할부로 고객 잡자
  • 등록 2008-11-26 오전 11:20:23

    수정 2008-11-27 오전 6:56:29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고성장`의 상징으로 각광 받아 왔던 정보기술(IT) 업계가 전 세계적인 불황의 유탄을 맞아 본격적으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 달 초 증권사들이 잇따라 IT 주요 종목들의 실적 전망과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데 이어,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시스코시스템즈 등 주요 기업들이 속속 생존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어, 여타 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용시장 `꽁꽁`..`구글 너 마저..`

월가는 이달 들어 델과 HP, MS 등 주요 IT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과 목표가 등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관련기사☞IT株도 `수난시대`..줄줄이 실적전망 하향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recession)가 불황으로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광고집행과 설비투자 등을 꺼리면서 IT업계의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 야후에서는 경영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창립자 제리 양이 경영 일선에서 다시 물러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이 속속 비용절감을 비롯한 각종 자구책을 내놓으며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용절감 1순위는 단연 감원과 신규고용 중단. 아직 본격적인 대량 해고 소식은 없지만, 최근 IT업계 고용을 주도하며 `고용 엔진`의 명성을 얻은 구글까지 감원에 나섰다는 루머가 나올만큼 분위기가 흉흉하다.

구글은 루머에 대해 계약직 사원들을 줄이고 있긴 하지만 정규직을 해고하지는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는 신규 고용을 줄이고 비용을 보다 엄격하게 통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3분기 2130명을 고용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519명에 그쳤다.

구글의 직원수는 지난 3분기말 현재 정규직 2만123명, 계약직 1만명이다. 2006년 정규직 1만1000명에서 2년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차라리 놀아라`..작업축소로 비용절감

네트워크 장비 대표기업인 시스코시스템즈는 이날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관련기사☞시스코, 공장가동 일시 중단..6% 급락

최근 발표한 10억달러 비용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위치한 대부분의 공장 가동을 12월29일부터 1월2일까지 5일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 시스코의 주가는 6% 급락했으며, 기술주들이 대거 동반 하락하면서 나스닥지수도 뒤로 밀렸다.

`경영난 해소를 위한 현명한 결단`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부정적 현실과 불안한 실적 전망에 더 주목한 탓이다.

이에 앞서 휴렛패커드(HP)는 당초 1주일로 계획했던 업무 중단을 2주일로 연장키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과 어도비시스템즈는 직원들에게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무이자`로 고객 유혹..탈출구 모색 

자동차 업계에 뒤이어 IT업계도 떠나는 고객들의 발목을 잡기위한 본격적인 무이자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recession)가 본격화되면서 주요 고객들이 앞다퉈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PC업체인 델은 25일(현지시각) 미국 기업 고객들에게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부 제품 단가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주요 고객들을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 판단에 따른 것.

델은 대부분의 대기업과 기관 고객들에게 무이자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며, 일부 우량 중소기업들도 선발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부 고객사에는 지불 연기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감원을 진행 중인 델은 당초 올해 내 금융서비스 사업부를 매각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결국 `손실 증가에도 수익성은 있다`고 판단, 사업부를 유지하기로 마음을 바꾸고 무이자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에 앞서 소프트웨어 업체인 MS와 SAP 또한 무이자 서비스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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