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높은 금리..캐리 표적
17일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는 2.0075달러까지 올라 지난 199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달러 벽을 넘어섰다.
파운드화 대비 유로화는 67.67센트를 기록, 전일 68.02에 비해 하락세(파운드 상승)를 보였으며 엔화 대비 파운드화는 238.54엔으로 지난 1월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영란은행(BOE)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3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는 3.1%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란은행의 마빈 킹 총재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물가상승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목표치로 되돌려 놓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서한을 써야했다.
인플레이션이 영란은행의 목표치인 2%에서 0.25% 이상 벗어났을 경우 영란은행은 재무부에 이를 설명해야 한다. 지난 97년 중앙은행으로서 독립성을 확보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어찌보면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투자자들은 영란은행이 올해 두차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9월 금리선물은 17일 5.92%로 7bp 뛰어 이같은 전망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저금리 통화로 자금을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의 타겟이 되면서 파운드화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 1월11일 금리를 5.25%로 올린 이후 파운드화는 3.1% 상승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파운드`..상승전망
파운드화가 상징적 선인 2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뱅크 오브 뉴욕의 시몬 데릭 수석 외환 전략가는 "파운드화는 하늘 끝까지 오를 것"이라며 "금리차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GLC의 펀드매니저인 스티븐 벨은 "영국은 금리가 높고 거시경제 환경도 매력적"이라며 "파운드화가 2.1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업체 울상..그러나 `견딜만`
파운드화 강세로 영국 제조업체들의 근심이 크다. 자국 통화가치가 오를 경우 해외로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은 높아지고 수입해오는 제품의 가격은 하락해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경쟁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토니 블레어 총리도 "파운드화 강세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영국 제조업체들과 수출업체들에게는 어려움을 야기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파운드화는 시장에서 결정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포드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어떤 국가도 자국 통화가 너무 강세를 보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수출기업들이 파운드화 강세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파운드화 강세가 경기둔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줄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이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제조업체들의 경우에도 생산설비를 대부분 해외로 이전, 파운드화 강세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