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진석기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4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불법대선자금과 관련해서는 여의도 당사와 천안 연수원 등 당 재산을 팔아서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문이다.
[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오늘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가정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의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국민여러분의 행운을 빌면서도, 한편으로는 차떼기당 대표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국민여러분의 질책을 듣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지난 수개월간 고뇌와 번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국민여러분께 용서만 구할 수 있다면, 광화문 네거리에서 석고대죄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한나라당을 아끼고 성원해 주신 국민여러분께서 불법대선자금 사건으로 느끼고 계신 분노와 실망을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고, 입이 열 개인들 무슨 말로 사죄를 다할 수 있겠습니까? 잘못이 어찌 이것뿐이겠습니까?
스스로 나태와 안일에 젖어서 변화하는 시대에 나가야할 나라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과 책임을 소홀히 한 채, 기회주의 세력과 부정부패 인사의 우산이 되기도 했습니다.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유능하고 참신한 차세대를 키우는데도 게을렀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 내리시는 모든 질책과 회초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책임질 것은 분명하게 책임지겠습니다.
불법대선자금에 대해서는 당사와 천안연수원 등 당의 재산을 팔아서 국민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나겠습니다. 지금 저희 한나라당은 뼈를 깎는 각오로 환골탈태의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변화의 첫걸음은 바로 공천혁명입니다.
우리 당의 공천기준은 바로 ‘시대정신’입니다.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들로 혁명적 공천물갈이를 이루어내겠습니다.
확고한 국가관, 도덕성, 참신하고 능력있는 신진세력을 당의 주체세력으로 전면에 세우겠습니다. 과거 한나라당의 부정적 유산을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한나라당이 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과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는 든든한 동지이자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드릴 것을 진심으로 약속드립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국민여러분,
이번 임시국회를 끝으로 16대 국회는 사실상 막을 내립니다.
불법대선자금을 포함하여 전근대적인 낡은 정치행태로 상징되는 지난 4년의 우리 정치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두려운 마음이 앞섭니다.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두어야할 이 시점에 들려오는 것은 냉소와 질타의 목소리이고, 보이는 것은 국민들의 탄식과 눈물입니다.
자책의 심정으로 ‘과연 이 나라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우리 정치는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말 걱정된다’
‘나라의 전체적 흐름이 반미 친북 쪽으로 가고 있다’
며칠 전 존경받는 원로지도자 김수환 추기경께서 하신 이 말씀이 우리를 숙연하게 했습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모든 국민들의 심정이 담겨있기에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노무현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의 삶은 어떻습니까?
지금 우리 국민들은 ‘사는 게 아니라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생활은 없고 생활고(生活苦)만 남았습니다.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7% 경제성장을 장담했던 노무현정부의 약속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작년 경제성장률은 2.9%에 불과했습니다.
1962년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과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노무현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월 평균 120개의 기업이 보따리를 싸서 한국을 떠나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 기업의 설비투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외국인 직접투자도 전년도에 비해 3분의 1이 줄었습니다.
한국에서 활동중인 외국기업인(CEO)중 57%가 기업환경이 오히려 나빠졌다고 말하는 실정입니다.
노무현정부는 매년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3만개나 줄어들었습니다.
다섯 집에 한 집이 실직 가구이고, 청년실업률은 8.6%에 달했으며 그나마 젊은이 두명중 한명은 비정규직, 일용직입니다.
노무현정부는 빈부격차를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빈곤층은 전체인구의 10%인 500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에서 나이 어린 학생 30만 명이 밥을 굶고 있습니다.
이것이 노무현정부 1년 만에 받아든 대한민국의 참담한 성적표입니다.
자랑스러웠던 대한민국이 바야흐로 “국민 파산의 시대”로 접어든 것입니다.
암울한 경제지표보다 우리를 진정으로 두렵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꿈이 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희귀병 치료를 받던 딸의 인공호흡기를 떼 내야 했던 아버지, 세 자녀와 함께 아파트에서 투신을 했던 어머니의 선택에 우리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사회적 타살이기 때문입니다.
홈쇼핑 이민 상품이 잇따라 대박을 터트리고, 이민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이들이 왜 이 나라를 떠나는지 대답을 찾아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이제는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주었는지 물어야 할 때입니다.
식민지 조국에서 태어나 전쟁의 폐허를 딛고 맨몸 하나로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60대, 70대를 위해 대한민국은 무엇을 해주었습니까?
노후대책도 마련해 주지 못하면서 낡은 보수주의자로 매도만 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죄로 남의 나라에 간호사로, 광부로, 건설노동자로 심지어 남의 나라 전쟁터에 가서 달러를 벌어들였던 50대, 60대에 대해 대한민국은 무엇을 해주고 있습니까? 세상이 바뀌었다고 은퇴를 강요당하고 한숨만 내쉬는 그분들에게 우리는 어떤 희망을 주고 있습니까?
20대에는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30대에는 힘겨운 세계화의 파도를 온 몸으로 넘으면서 대한민국을 정보화의 선두주자로 만든 자랑스런 3, 40대에게 대한민국이 해 준 것은 ‘38선’과 ‘사오정’이라는 불명예뿐입니다.
육아도 교육도 직장도 복지도 어느 것 하나 책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금 이민 행렬의 맨 선두에 서있습니다.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국민 절망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대로 4년을 더 갈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방치하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피땀으로 가꿔온 대한민국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져서는 안됩니다.
파산의 길로 내몰린 국민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희 한나라당이 먼저 변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장서겠습니다.
올해 한나라당의 지표는 “일하는 대한민국” “다시 뛰는 대한민국”입니다.
다음 다섯가지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서 엔진이 꺼져 가는 대한민국호에 다시 시동을 걸겠습니다.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일구어 내겠습니다.
첫째, 투자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 강력하게 추진하겠습니다.
경제성장은 투자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투자야말로 미래에 대한 보장입니다.
투자되지 않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 수 없고 일자리가 창출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정쟁을 중단하고 여야가 함께 손잡고 경제를 살리는 그런 정치를 위해 한나라당이 앞장서겠습니다.
미래산업에 대한 대규모적인 투자로 대한민국을 첨단 경쟁력을 갖춘 신산업국가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범국민적으로 투자 환경을 우호적으로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국제적 기준의 기업환경을 갖춘 대단위 기업 공단을 만들어서 한국을 떠나는 국내기업을 붙잡겠습니다.
새로운 공단은 국고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값싸게 입주하여 생산에 전념하도록 하고, 모든 서비스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노사, 교육, 행정, 세제뿐만 아니라 금융 등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첨단 공단지역을 권역별로 지정해 ‘투자 전략지역’으로 조성하겠습니다.
특히, 국제 경쟁력을 선도할 수 있는 첨단 고부가가치산업과 고용효과가 높은 산업에 대해서는 지원특별법을 만들어 법인세 면세 및 부가가치세 감면 등 범국가적 지원체계를 만들 것입니다.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혁파하겠습니다.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기업을 정부가 도와주기는커녕 각종 규제로 가로막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가 살아나겠습니까?
정부의 사전검열제도를 없애서 획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영화산업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한건주의식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환경, 안보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모든 규제를 과감하게 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한나라당 대표가 될 때만해도 비록 야당이지만 대통령이 투자유치를 위해 세계를 향해 뛰어다닐 때 앞장서 동행하는 그런 꿈을 꾸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 정부는 투자유치는커녕 정책혼선으로, 철옹성 같은 규제로, 극렬한 노사갈등으로, 그리고 안보불안으로 오는 기업마저 쫓아 보냈습니다. 경제살리기에 정권의 운명을 걸라고 입이 닳도록 요구했지만 ‘소귀에 경읽기’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경제를 살리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노대통령의 경제외교에 동행할 용의가 있음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투자활성화를 통해 거리에서 방황하는 우리 젊은이들을 일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한나라당이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제출한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을 반대하는 정부여당을 설득하여 조속히 통과시키겠습니다.
지난해부터 한나라당이 준비해온 ‘청년 국제인 10만명 양성’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해서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뛰도록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한나라당이 두 번째로 추진할 정책은 교육개혁입니다.
세계는 지금 교육혁명 중입니다.
더구나 우리 대한민국이 가진 유일한 경쟁력은 사람의 경쟁력입니다.
엄청난 사교육비와 무너지는 공교육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낙오는 불을보듯 뻔합니다.
평준화는 부와 소득의 격차를 교육의 격차로 이어지게 해 오히려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는 문제제기에도 귀기울여야 합니다.
저희 당은 민주시민양성도, 인재양성도 아니면서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교육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에 착수하겠습니다.
일률적인 평준화제도를 개혁해서 평준화를 근간으로 인재양성이 공존하는 다양한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평준화제도는 유지하되 선지원 후배정 방식으로 입시제도를 바꾸고, 개개인의 학력수준을 존중하는 이동수업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학교를 통해 다양성 교육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일정소득 수준이하의 자녀가 특목고나 자립형사립학교에 입학할 경우 국가가 책임지고 학비를 지원하도록 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일류대학을 유치하여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인 싱가포르의 사례를 본받아야 합니다.
교육시장을 개방하여 세계 초일류대학이 국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여 교육시장의 무한경쟁시대를 열 것입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한 국가의 흥망성쇠가 과학기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계를 이끌어 갈 디지털 인재 1만명만 기르면 50년은 걱정없이 살 수 있다는 전문경영인의 제안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병역면제, 세제혜택, 파격적인 학비지원, 취업보장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서 이공계를 살려내고 기술한국을 만들겠습니다.
또한, 대대적 과학기술 인력양성 조치를 취하여 기술 암흑의 시대에 놓여있는 대한민국이 다시금 과학기술로 일어서는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셋째, 우리 한나라당이 무너지는 가정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사회공동체의 기본단위인 가정의 위기가 가속화되어 해체를 염려하는 수준에까지 도달했습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1.17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최저 수준입니다.
지난해 결혼대비 이혼율이 47.4%로 세계 3위의 불명예를 기록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그런가하면, 학교 앞 안전사고와 노인 안전사고율이 세계 1위입니다.
중고생의 음주 흡연은 세계 1위이고, 어린 학생들이 음란과 폭력의 퇴폐문화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가정과 사회의 기본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이제 한나라당이 먼저 해결에 나서겠습니다.
국가가 책임져야할 문제는 반드시 책임질 수 있도록 관계법규를 철저하게 재검토해 보완하겠습니다.
경찰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서 사회질서를 바로잡고, 문화 예술분야를 제외하고, 사회 윤리를 붕괴시키는 일체의 음란 퇴폐를 정면으로 차단해 나가겠습니다.
여성은 21세기 국가발전의 새로운 동력입니다.
보육과 교육문제로 출산을 기피하게 만들고, 능력계발과 사회참여의 기회가 더 이상 봉쇄되어서는 안됩니다.
‘국가가 보육을 책임진다’는 기본목표를 세우고, 이를 반드시
관철하여 유능하고 적극적인 여성들이 모성을 보호받으며 자기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한나라당이 네 번째로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갈 정책이 불안한 외교 안보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지정학적으로 세계 최강대국들 사이에 끼여있는 우리나라에서 대외정책은 그 자체가 생존의 문제입니다.
더구나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외교정책은 안보문제이기 이전에 먹고사는 경제문제입니다.
그런데 동맹을 튼튼히 하고 안보를 강화해야할 엄중한 시기에 오히려 정부가 주도해서 한미동맹을 훼손시키고 반미감정을 증폭시키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주외교를 못했다”는 이유로 국가의 기간 외교안보담당자 전체가 소위 ‘급진자주파’에 의해 교체되는 희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로지 선거전략 차원에서 ‘자주’를 들먹여 국민정서를 오도하고 ‘자주’라는 깃발아래 소위 10만 거병을 유도하는 노무현정부야말로 국가안보현실을 외면하고, 대한민국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김정일정권은 남한내부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변화를 유도해 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인지 더 이상 무장도발이나 소요를 일으키는 대남전략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반미감정을 부추겨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대한민국을 지켜온 중심세력을 교체하자는 것으로 대남전략을 바꾸었다고 북한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북한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생각만 해도 오싹합니다.
이름하여 지금은 국가정통성의 위기와 함께 ‘안보해체의 시대’입니다.
외교안보는 감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인식 속에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어느 때보다 굳건한 한미동맹이 긴요한 때입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문제만 해도 우리는 아무 실익도 없이 엄청난 비용만 떠안고 안보환경은 더 불안해졌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실패작일 수밖에 없습니다.
28만평을 요구하는 미국에 17만평을 끝까지 고집하다 11만평 때문에 결국 한미연합사와 UN사를 한강 이남으로 내려보내기로 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급진자주파의 승리였습니다.
이로써 들어가지 않아도 될 막대한 예산이 미군이 빠져나간 안보공백을 메우기 위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강이북에 미군이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은 무엇으로 대응할 것입니까?
대통령과 정부는 대답을 해야할 것입니다.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고구려 역사를 자기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는 중국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는 정부가 유독 미국에 대해서만 자주외교를 외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 지 궁금합니다.
북한핵문제와 경제문제 등을 고려할 때, 친미도, 반미도 아닌 ‘用美主義’라는 국익중심의 외교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자 합니다.
다섯번째로 한나라당은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를 바꾸는데 당의 운명을 걸겠습니다.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대통령 측근비리 문제는 이제 지난 40여년간 이어온 우리의 잘못된 정치가 한계에 다달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더 이상 정치인들이 부패의 오명을 등짐처럼 지고 다닐 수는 없습니다.
이제야말로 정치부패의 끝을 보아야만 합니다.
더 이상 시대와 국민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우선 이번 총선이 돈 안쓰는 정치, 아니 돈 못쓰는 정치의 원년이 되어야 합니다.
아예 총선을 다시 해도 좋다는 각오로 달려들어야 합니다.
다음 대통령선거도 돈 안드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불법대선자금사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낼 수 없다면, 우리는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 등 다른 방법도 고려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정부패와 관련된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법원영장이 발부되는 경우 불체포특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통령의 사면권도 제한하는 용단을 내려야합니다.
한나라당은 돈을 건네는 사람도, 돈을 받는 사람도 동일한 형량으로 엄격하게 처벌하는 쌍벌제를 도입하여 정경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 낼 것입니다.
우리 당은 이상 다섯가지를 중심으로 향후 구체적 정책을 내걸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 다수당이 되면 다섯가지 약속과 관련된 모든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노무현정권이 불러들인 대한민국의 위기를 우리 한나라당이 해결해 나가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통령과 그 주변의 권력비리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권력비리는 정치부패와 함께 국가발전을 좀먹고 한국정치를 망쳐 온 양대 축입니다.
무엇보다 검찰의 중립적?독립적 자세가 중요합니다.
국가는 영원하고 정권은 유한합니다. 정권의 품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오로지 역사와 국민을 바라보며 수사를 해야 합니다.
불법 대선자금의 수사부터 공정성을 지켜야 합니다.
지금까지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보면, 4대기업이 제공한 불법 대선자금이 ‘502억원 대 0원’입니다.
이회창후보 캠프에는 502억원을 제공했다는 대기업이 노무현후보 캠프에는 단 한푼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수사결과를 누가 믿겠습니까?
이것이 편파수사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우리는 최근에 터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씨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두 달만에 653억원을 쓸어모았다’는데 신용불량자에 법인등기도 없는 민씨를 보고 돈을 투자했겠습니까? 아니면 노무현대통령을 보고 투자했겠습니까?
국민들은 깊은 의혹을 갖고 있습니다. 노대통령과 검찰은 한 점 숨김없이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모든 의혹을 파헤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리더십의 확보가 절실합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위기의 본질은 바로 대통령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국력결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에 국민을 ‘네편 내편’ ‘적과 동지’로 나눠서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지배세력의 교체를 위해서 천도(遷都)를 하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약 4조 원의 예산을 들여 인구 50만 명 정도의 행정수도를 만들겠다더니, 이제는 수백조원이 들어 갈 천도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당은 인구 50만 규모의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한 것이지, 지배세력 교체를 위한 천도에 찬성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지금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4월 총선을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사생결단의 전쟁터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지휘하는 정부가 총출동해 총선에 올인(all-in)하면서 나라를 온통 정치 도박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이 엊그제인데 경제는 저 뒷전으로 팽개쳐져 있습니다.
국정에 전념해야할 공직자들에게 총징발령을 내려 공직사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어떻게 경제를 살릴까 골몰해야 할 장차관들이 어떻게 표를 모을까 골몰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한건씩 총선용 장미빛 선심정책을 마구 쏟아내고, 이것이 경제를 망치고 있습니다.
야당 정치인과 단체장을 빼가기 위한 정치공작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회유를 거부하는 정치인과 단체장에게는 비열한 정치보복과 탄압을 가하고 있습니다.
노사모, 국민의 힘, 국참0415 등 친노 어용단체를 홍위병으로 동원해 대대적인 불법선거를 획책하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의 시민혁명 선동에 화답해 10만대군 거병을 외치면서 나라 전체를 불안과 혼란의 선거전쟁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국정의 총체적 혼란 속에 4월 총선마저 불법, 탈법, 관권이 판치는 난장판으로 흐른다면 이 나라는 과연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제, 국민여러분께서 당당한 주권자로서 노무현정권의 불법, 관권선거를 단호하게 응징하여 주십시오.
이번 총선을 선거 혁명, 유권자 혁명의 원년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저희 한나라당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를 통해 선거혁명을 이루고야 말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노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중심에 서서 이런 식의 불법 관권선거와 공작정치를 계속한다면 이번 총선은 정상적으로 치를 수가 없을 것입니다.
당장 불법선거 획책을 중단하고 친위 홍위병 단체를 해체하십시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 당은 대통령 탄핵을 포함하여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심각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두는 바입니다.
국민여러분!
지금, 14억 인구의 중국이 세계의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10년 불황을 털어 내고, 서서히 그 옛날 경제대국의 면모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기업하는데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경쟁력있는 분야가 한군데도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동북아의 미아가 될 지도 모릅니다.
이제 대한민국이 갈 길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국민의 힘을 결집하고,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이렇게 4년을 더 갈 수는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대한민국이 어떤 길을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불안과 혼란, 국민파산의 길을 계속 가느냐? 아니면 안정과 번영의 길을 되찾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저희 한나라당에게 맡겨주십시오.
우리 국민을 파산과 절망의 길로 끌고가는 노무현정권의 고삐를 단단히 잡고, 안정과 발전의 길로 이끌고 가도록 견제하고 통제하겠습니다.
아무런 비전과 청사진도 없이 모든 것을 부수고 해체하려는 위험한 모험주의 개혁세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구해내겠습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앞서 사죄드렸듯이 잘못한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해방이후 한국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온 중심세력입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땀 흘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대한민국을 오늘의 산업국가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대한민국에 국민소득 일만불의 시대를 열었고 선진국 문턱에까지 끌어 올려놓았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특단의 투자활성화대책을 세워 경제를 살려내겠습니다.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는 일이라면 냉전세력이라는 비방을 받더라도 결코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개혁을 통해 이 나라 미래를 개척하고 책임질 우수한 인력을 양성해 낼 것입니다.
인간적 가치를 누리고 미래세대를 재생산하는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정이 보호될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할 것입니다.
정치개혁은 정말 뼈를 깎는 각오로 해낼 것입니다.
영국 템즈강변에 의사당이 밤늦게 불을 밝힐 때 영국시민들이 안심하고 잠을 잔다고 하듯이 우리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늦게까지 불을 밝힐 때 국민여러분께서 편히 잠드실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펼쳐 보이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이제 나라가 갈 길을 정해야 합니다.
안정이냐 혼란이냐, 통합이냐 갈등이냐, 번영이냐 쇠퇴냐가 국민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지난 1년 간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왔습니까?
앞으로 대한민국은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합니까?
안정과 번영 그리고 통합의 길이 대한민국의 길이라면 저희 한나라당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그리고 지켜봐 주십시오.
일하는 대한민국, 다시 뛰는 대한민국, 그런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