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사건 이후, 경기남부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31% 증가

현행법상 정신질환자 자·타해 위험시 강제입원
경기남부청 7.22~8.30 40일간 285건 응급입원 조치
경기도 및 기초단체 협업으로 인프라 확대 구축
  • 등록 2023-09-07 오전 10:48:59

    수정 2023-09-07 오전 11:16:16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1. 지난 8월 11일 오후 3시 39분께 부천원미경찰서 관할 지구대에 30대 후반 남성이 문을 박차고 뛰어들어왔다. 해당 남성은 “누가 도청을 한다. 나를 죽이려 한다. 어디 칼 없냐”고 알 수 없는 말들을 해댔고 자신의 귀를 뜯으려는 등 자해행위까지 시도했다. 경찰은 남성의 자·타해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판단, 위기개입팀과 합동으로 정신병원에 응급입원 조치를 취했다.

2. 용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평소 피해망상을 앓고 있었다. 지난 8월 13일 자택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던 중 이 남성은 자신의 친동생이 음식에 독극물을 탔다고 생각, 동생의 목 부위를 흉기로 찔렀다. 딸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타해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 응급입원을 결정했다.

지난 8월 3일 발생한 서현역 차량 및 흉기난동 사건으로 희생된 첫번째 피해자 발생 현장에 남겨진 추모글귀와 조화들. 황영민 기자


서울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40일간 경기도내에서 응급입원 조치된 정신질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림역 사건 뿐만 아니라 성남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등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범죄 예방 차원에서 응급입원 조치를 적극 강화한 결과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30일까지 경기남부지역 경찰과 의료진의 판단 하에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입원이 이뤄진 횟수는 총 285건이다.

신림역 사건 발생 40일전인 지난 6월 12일부터 7월 21일까지 응급입원은 217건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31% 증가한 수치다.

응급입원이란 현행 정신건강복지법 제50조에 따라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자해 또는 타해 위기로 상황이 매우 급박한 경우 경찰과 의사의 동의를 얻어 정신의료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를 뜻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신림역 사건 이전부터 지차제 등 관계기관 협력을 통해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신응급대응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도와는 도 소속 정신건강전문요원 16명을 지원을 받아 경력 6명과 함께 ‘합동 현장지원팀’을 지난 7월 1일부터 운영 중이다. 이들은 응급입원 대상자를 현장에서 인계받아 후송부터 입원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24시간 응급입원이 가능한 정신질환자 수용 가능 공공병상을 기존 2개 병원에서 4개 병원 18개 병상으로 확대했고, 합동 현장지원팀을 통해 입원 소요시간도 평균 2시간 34분에서 1시간 55분으로 40분가량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더해 정실질환자 공공병상 추가 확보를 위해 도내 지자체들을 적극 독려한 결과 부천·안산·용인·김포·이천·여주 등 6개 지자체가 경기도에 내년도 공공병사 확보사업 수요조사 신청을 완료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들 지자체에 신규 시·군 정신응급대응체계 구축 사업 관련 예산 편성을 검토 중이다.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의한 도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연계가 필요하다”며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정신응급대응 인프라 구축 역량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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