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소재로 낡은 터널과 다리 성능 높인다

건설연, 하중 2배, 수명은 3배 높인 보강 공법 개발
  • 등록 2020-08-24 오전 9:22:25

    수정 2020-08-24 오전 9:22:25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김형일 박사 연구팀이 불에 타지 않는 소재인 탄소섬유 보강재와 시멘트 혼합물을 활용해 낡은 시설물의 하중저항능력을 2배, 내구수명을 3배 높인 보강공법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노후구조물 보강 공법은 구조물에 에폭시 수지 등 유기계 접착제를 활용해 탄소섬유시트나 판넬을 부착하는 방식이다. 유기계 접착제는 화재에 취약하고 지하구조물 등 표면이 젖은 구조물에 시공할 수 없다. 시공 후 접착된 부위가 수분에 노출되면 탄소섬유가 탈락하는 문제점이 있다.

개발 공법 개요.<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형열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유기계 접착제 대신 시멘트 혼합물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노후 시설물 표면에 격자 형상으로 제작한 탄소섬유 보강재와 고성능 시멘트 혼합물을 일체화 시공해 보강하는 공법으로, 시멘트 혼합물이 접착제 역할을 대신하도록 했다.

탄소섬유와 시멘트 혼합물 모두 불연소재이기 때문에 화재위험에 노출된 시설물 보강에 활용할 수 있고, 젖은 구조물이나 동절기에도 시공할 수 있다. 누수가 발생해도 떨어지지 않아 기존 접착공법의 단점을 보완했다. 탄소섬유는 철근처럼 부식하지 않기 때문에 제설제를 사용하는 도로시설물이나 염분에 노출되는 방파제와 같은 해양항만시설물 보강에도 효과적이다.

연구팀의 검증 결과, 구조물의 하중저항능력이 2배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연이 개발한 시멘트 혼합물에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산업부산물이 50% 배합돼 일반 시멘트 혼합물에 비해 재료비를 절반으로 절감하고, 내구수명은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

향후 주택과 같은 소형 시설물을 보강하면 인력시공이 가능하고 교량, 터널, 지하철과 같은 대형 시설물 보강 시 기계화 시공으로 속도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일 수 있고, 시공비도 45% 절감할 수 있다.

한승헌 원장은 “탄소섬유는 건설산업에서 철근이나 강철선을 대체할 수 있는 건설재료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탄소섬유를 높은 내구성과 오랜 수명을 요구하는 노후시설물 보강 등 건설산업 전반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올해 5월과 7월에 국제학술지 Materials와 Composite Structures에 각각 게재됐다. 연구팀은 올해 하반기에 공용 시설물을 대상으로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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