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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7일 열린 평창올림픽 관련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뜻을 모았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올림픽을 준비해 온 국내 선수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같은 날 밤 올라온 한 뉴스에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이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는 댓글을 달렸다. 그런데 이 댓글을 지지하는 ‘공감’이 순식간에 늘어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는 보수 세력이 여론몰이를 위해 조직적인 온라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네이버 댓글이 난장판이 돼 버렸다”며 비난했다. 민주당은 1월 말 네이버 댓글 조작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건 접수 두 달 후인 지난달 25일 문재인 정부 비방 댓글을 쓰고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김모(48)씨와 양모(35)씨, 우모(32)씨 등 3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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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이 조작한 두 댓글은 다른 누리꾼들이 누른 공감 댓글을 합쳐 각각 4만 2391회, 4만 693회의 공감 클릭을 받았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출판사 동료인 이들은 2016년 민주당 당원으로 입당해 매달 1000원의 회비를 납부해왔다. 김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보수진영이 (조작을) 하니까 어떻게 하는지 테스트해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관심은 범행 은폐와 정치권 연계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경찰이 자신들이 있는 회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댓글 조작사건과 관련한 파일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동식저장장치(USB)를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이들 중 한 명은 휴대전화에 깔린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 내용을 삭제하다가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이번일을 두고 여권 핵심 인사가 연루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김씨가 오랜 기간 온라인상에서 진보 성향의 활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들 외에 공범이 더 나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경찰에 “아이디 등은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로부터 메신저와 이메일을 통해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