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방송사고, 돌출발언에 방송사 라디오국 초긴장

10대 청취자 편중된 현재 제작 행태에선 예견된 사고
  • 등록 2007-04-20 오후 12:42:01

    수정 2007-04-20 오후 12:42:01

▲ 라디오 생방송 도중 욕설 파문을 일으킨 MC몽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한 번 터진 사건은 또 발생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 라디오국이 최근 진행자들의 잇단 말 실수가 문제가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최근 라디오는 인기 진행자나 출연자들의 돌출발언이나 말실수로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MC몽은 16일 SBS 파워FM(107.7MHz) ‘MC몽의 동고동락’ 첫 방송 도중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다른 출연진에 한 욕설이 그대로 방송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같은 날 KBS 2FM(89.1MHz)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에서는 은혁이 중학생 시절 수련회에서 같은 반 여학생들이 자는 방에 들어가 몸을 더듬은 적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두 사례 모두 해당 방송사가 공개 사과를 하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이후 SBS와 KBS는 물론 MBC도 라디오국의 전 제작진에 진행자와 출연자의 멘트나 방송사고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쓰라는 '주의보'를 내렸다.  

김동운 SBS 라디오 총괄 CP는 20일 “지금까지 방송사고를 막기 위해 진행자에게 사전 교육을 해왔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정찬형 MBC 라디오본부장도 최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고들과 관련해 “비록 MBC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제작진에 충분히 주의를 하라고 했다. 진행자를 발탁할 때 조심하고 있지만 우리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사용 언어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자질보다 화제성 노린 연예인 편중 발탁…라디오 위기 자초
그러나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는 최근의 방송 사고들이 '언제 일어날지만 몰랐을 뿐, 언제 생길 사고'라는 의견이 많다. 제작진과 진행자의 사전 교육이나 주의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청취율에만 신경쓴 연예인 편중의 진행자 발탁에서 생겨난 고질적인 문제의 반복이라는 지적이다.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 특히 라디오는 언어가 중심이 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만큼 정확하고 좋은 언어가 중요하다”며 “방송인으로서 자질을 검증받지 않았음에도 가수 등이 인기로 인해 진행자로 발탁되는 요즘 추세에서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고 말했다.

젊은 청취자들이 주요 타깃이 되는 시간대에 그들의 주목과 관심을 이끄는 아이돌 스타나 연예인을 중용하는 것은 제작진으로서 어쩔 수 없는 딜레마다.

이에 대해 김창남 교수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10대만 고려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없다. 진행자도 대부분 연륜과 경력을 갖춘 사람들이 맡는다”며 “국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10대 청취자를 겨냥해 연예인을 대거 기용하는 것은 안이한 전략일 뿐 아니라 다른 계층의 청취자를 떠나게 만드는 요인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청취자 폭을 넓히도록 노력해야지, 눈앞의 청취율 경쟁에만 연연하면 프로그램 질적 저하는 물론 라디오 전체의 위기까지 걱정된다”고 현재 10대 청취자에 편중된 제작 행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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