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상)

  • 등록 2001-11-02 오후 12:33:13

    수정 2001-11-02 오후 12:33:13

[edaily] 우리나라의 파생금융상품 시장은 만들어진지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일반 기업들이 파생상품을 취급한 것은 지극히 최근 일이다. 국민은행 외화시장팀 이성돈 차장은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라기보다는 "개척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적지않은 나이에 직장을 옮기고 그것도 시중은행이 생소해하던 분야에 뛰어들었기 때문. 국내 시중은행들이 파생상품시장에 대해 별 관심을 가지지않던 1997년 HSBC에서 국민은행으로 옮겨와 파생상품 영업팀을 꾸렸다. 이성돈 차장은 파생상품 마케팅을 "종합예술"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다양한 일을 두루두루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파생상품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 파생상품 마케팅은 파생상품에 관한 지식과 업무 노하우, 경제 펀더멘털에 관한 관심, 우수한 외국어 능력, 원만한 대인관계 등 여러가지 까다로운 조건들을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하러 다닌다고 하면 무슨 보험영업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하늘과 땅 차이"라며 "파생상품을 필요로하는 고객들이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아닌데 고객들에게 그럴듯하게 설명을 하려면 뭐든지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생상품을 일선에서 고객에게 소개하는 사람으로서 그는 헤지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과거 천연두가 치사병이던 시절을 예로 들어보죠. 천연두 예방주사를 맞지않아도 누가 말릴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예방주사를 안 맞으면 병에 걸렸을 경우 죽게 되잖습니까. 기업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헤지가 그래서 필요한 겁니다" 척박한 토양이었지만 이 팀장의 영업팀은 불과 4년만에 연 40억이상의 수익을 내는 알짜 수익모델을 만들어냈다. 말 그대로 "성공한 베팅"인 셈이다. 국내 은행권에서 크게 눈길돌리지 않던 파생상품 영업시장을 홀홀단신으로 개척한 국민은행 이성돈 차장을 만나봤다. -국민은행 내에 파생상품 전담데스크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팀장님이 소속된 데스크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곳에 따로 영업전담자가 있어서 저희와 구별됩니다. 저희팀의 정식명칭은 외화시장팀 Corporate desk, 그쪽 팀은 파생상품(업무제휴) desk라고 부르고요. 보통 다른 은행에서는 파생상품 데스크에서 세일즈도 같이 하는데 저희는 세일즈의 일부와 프라이싱, 북관리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상품개발도 하고요. 물론 업무제휴의 주목적인 매커리 쪽의 업무기술 인수도 빼놓을 수 없죠. 저까지 포함해 6명의 팀원이 고객을 나눠서 담당합니다. 증권회사, 보험사 일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저희는 주로 대기업 고객을 맡고 있습니다. 수수료(fee) 장사를 하기때문에 모든 거래가 수익으로 남아요. 물건을 떼어다가 마진을 남긴 후 되파는 방식이니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있죠. 세일즈 업무를 주로 하기때문에 고객사정은 저희 쪽이 좀더 잘 안다고 할까요. 파생상품에 대한 이용도, 파생상품 마케팅의 특징, 외국은행과의 관계, 회사들이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이유 등 마케팅과 관련된 쪽은 제가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코퍼레이트 딜링업무를 10년 이상했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파생상품 히스토리를 들려드릴 수 있다고 할까요.(웃음) ◇외국계에서 배운 노하우를 이전하려고 시중은행으로 오다 -HSBC에서 국민은행으로 오셨는데...특별한 계기라도 있었습니까. 84년 미국계 Marine Midland Bank(마미드) 서울지점에 입행해서 13년동안 외국계은행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고 이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외국계에서 배운 여러 기술을 국내은행에 옮겨놓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물론 외국계은행에서의 수명이 유한하니까 40대에는 안정적인 시중은행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죠. 아무튼 옮기고 나서 아직까지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 Corporate desk의 거래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저와 삼성증권 출신의 팀원이 전문영업인력으로 영입돼서 팀을 차릴때만 해도 시장이 무척 빈약했습니다. 이후 외환위기를 거치며 달러/원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저희 팀도 호기를 맞았어요. 말그대로 때를 만난 겁니다.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여기저기 고객이 넘쳐났으니까요. 그전에는 스프레드가 10전, 20전에 불과했는데 환율급등으로 1원, 2원 장사가 됐어요. 98년에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99년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으로 인력도 보강됐죠. 올해의 경우 대략 200억달러 정도 됩니다. 다른 은행에선 지점 고객들의 거래량까지 합치지만 순수하게 저희가 세일즈하는 거래규모만 포함해서 200억달러 정도에요. 아마 다른 은행처럼 영업점에서 생기는 고객거래량까지 합치면 훨씬 큰 규모가 되겠죠. -지점영업 부분과 Corporate desk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업의 헤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저희 쪽 일, 지점영업과 관련된 거래는 Interbank 트레이딩팀 일입니다. 다른 시중은행에서는 본점은 단순히 지점의 영업지원업무를담당하고 있고요. 그런데 국민은행 본점 코퍼레이트 데스크인 저희가 자체 영업을 따로 해 영업점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맡고있는 거죠. -처음 국민은행에 오셨을 당시에는 IRS(금리스왑)이 없던 시기인데 어떤 상품을 취급하셨나요. ▲그때는 현물환 거래, 만기 1년이내 선물환 취급했습니다. 시장이 늘어나면서 IRS도 취급하게 됐죠. -현재 외환:금리상품의 비율은 어떻습니까. ▲저희는 외환쪽이 절대적이죠. 9:1 정도? -외환관련 파생상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선물환, 통화스왑, 통화옵션 정도죠. 스왑은 구조가 간단한 편이니까 진짜 파생상품은 옵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옵션을 이용해 수많은 신상품을 발생시킬 수 있고요. 그게 바로 파생과정이겠죠. 국내에서는 단순 선물환을 파생상품에 포함시키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서 올바른 개념은 아닙니다. 국내 선물환은 매우 컨벤셔널한 외환 상품이거든요. 선물환은 만기가 현물환과 다른 외환(FX)거래일 뿐이죠. -통화스왑 거래는 많이 됩니까. ▲네. 호가제시는 매커리 쪽에서 해 줍니다. -스팟, 포워드를 빼고 옵션이나 스왑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떻게 됩니까. ▲스팟, 포워드가 8이고 나머지부분이 2정도 됩니다. -복잡한 옵션거래는 헤지비용이 너무 비싸서 대기업이 아니면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비용문제를 떠나서 옵션거래를 하는 한국기업이 별로 없습니다.(웃음) 정확히 말씀드려야죠. 외환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대부분 스왑이에요. 스왑은 나름대로 수요가 있으니까 시장이 형성되죠. 한국은행 자료기준 작년 우리나라 파생상품 시장규모가 7000억달러입니다. 이중 85%가 선물환입니다. 선물환 시장중 80%가 FX스왑, 나머지가 Outright선물환이 차지하고 있어요. 그럼 선물환이외의 나머지 15%는 어떻게 구성됐는가 보면… 금리선물, 통화선물, 통화스왑, 금리스왑 순으로 비중이 큽니다. 옵션거래는 거의 없다고 보는게 정확합니다. -처음에 팀을 만들었을 무렵엔 HSBC의 거래라인을 그대로 이용하셨겠군요. ▲그렇죠. 증권회사 정도는 아니더라도 외국계은행 직원들이 이직을 할때도 자기고객을 가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야 이쪽에 베이스가 전혀 없었으니까 당연히 옛날 거래라인을 이용했지요. -국민은행에 오시기 전 얘기를 좀 해주시죠. ▲앞서 말씀드렸듯 미국계 마미드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86년 HSBC가 마미드 지분을 인수하면서 저도 자연스레 HSBC직원이 된거죠. 처음 달러/원 트레이딩부터 시작했고 위험관리, 코퍼레이트 세일즈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어요. 특히 코퍼레이트 세일즈는 경력은 현재까지 10년이 좀 넘습니다.
(중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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