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에서 알짜 거래를 물색해온 글로벌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이 지난해 영국 현지 기업 투자에 특히나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기조로 대형 거래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영국 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점을 활용해 거래에 나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
|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은 영국에서 1680개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진행했다. 총 투자금액은 1356억유로(약 207조원)로, 이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의 유럽 전역 투자액의 4분의 1에 달한다.
영국에서의 사모펀드운용사발 거래 가치도 기존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조로 대형 거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데다, 미국과 유럽 여느 시장 대비 저평가된 영국 상장사를 품어 가치를 끌어올리고자 했던 사모펀드운용사들이 많았다.
실제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의 영국 상장사 인수 규모는 147억파운드(약 27조원)로, 이는 2023년 대비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CVC캐피털파트너스의 영국 최대 자산관리운용사 하그리브스랜스다운 인수 △토마브라보의 영국 사이버보안 기업 다크트레이스 인수 △어드벤트인터내셔널의 영국 식품 기업 테이트앤라일 인수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영국 택배사 애브리 인수 등이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유럽에 투자한 총액의 15%와 14%를 차지하면서 영국 뒤를 쫓았다. 이 밖에 주목할 곳은 독일과 이탈리아다. 독일에선 더딘 경제 성장과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거래 가치가 50% 이상 증가하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인 한편, 이탈리아에선 사모펀드운용사발 거래가 직전년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피치북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지난해 496건의 PE 거래가 발생, 총 투자액은 564억유로를 기록했다.
사모펀드 거래가 줄어든 지역도 있었다. 네덜란드에선 사모펀드운용사발 투자액이 직전년도 대비 15% 감소한 302억유로를 기록했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이어가는 러시아에선 사모펀드운용사발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기조에 따라 사모펀드 거래량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일부 국가의 경제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상장사 인수 거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럽 전역에 걸쳐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