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이 북한 사이버 범죄 조직인 라자루스를 지원한 3인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24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성명을 통해 불법 자금 조달 및 사이버 활동을 통해 북한을 지원한 혐의로 3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북한이 가상화폐를 훔쳐 이를 세탁하거나 정보기술(IT) 인력을 부정 취업시키는 방식으로 가상화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과 긴밀한 협조 아래 취해졌다고 부연했다.
| (이미지=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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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루스가 훔친 가상화폐 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는 중국 기반 가상화폐 거래자 우후이후이와 그와 협력해 가상화폐를 대가로 자금을 송금한 혐의를 받는 홍콩 기반 가상화폐 거래자 청훙먼이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 조선광선은행 소속으로, 신분을 위장한 북한 해커들이 가상화폐 등으로 벌어들인 불법 자금을 세탁하고 차명으로 계정을 만들어 해당 자금을 관리한 혐의를 받는 심현섭도 여기에 포함된다. 조선광선은행은 이미 지난 2016년 3월 유엔 안보리 제재대상으로 지정됐다.
미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고 거래하는 이들 또한 제재 대상이 된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북한이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해 불법적인 네트워크를 사용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속하고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국제 안보를 위협한다”면서 “북한이 올해만 벌써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세 차례 발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고 북한의 불법 사용을 막기 위해 미국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자루스는 북한 첩보기관인 정찰총국(RBG)과 연계된 해커 조직으로 알려졌다. 10~20년 이상 해킹 기술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양성된 인력으로 구성됐다. 라자루스는 지난해 온라인 게임인 ‘액시 인피니티’ 관련 블록체인 프로그램에서 약 6억2000만달러(약 8000억원) 상당의 가상 화폐를 탈취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금액이 큰 가상화폐 도난 사건이다. 블록체인 데이터업체 체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라자루스 그룹 등 북한과 연계된 해커들은 지난해 약 17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훔쳤다. 이는 전년 대비 4배를 넘어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