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CES 2022’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렸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정보다 일정이 하루 단축됐고 아마존·구글 등 빅테크, GM·웨이모 등 큰 손들이 잇달아 오프라인 불참을 결정했지만 3일간 2300개가 넘는 업체들이 뽐낸 ‘기술력’과 4만 명을 훌쩍 넘은 관람객 등 그 열기만큼은 과거에 못지않았다. 올해 CES에선 로봇과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혁신 기술을 넘어 기존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글로벌 기업의 이른바 ‘융복합’ 깜짝 발표가 단연 묘미였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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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005930) DX부문장(부회장)이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 연결성을 강화한 기술을 강조한 게 대표적이다. 홈어시스턴트 역할을 하는 ‘삼성홈허브’는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여러 가전제품들과 서비스를 활용해 맞춤형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제공한다. 가전 브랜드가 서로 달라도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과의 연대인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도 발족한다.
제너럴모터스(GM)는 물류로 발을 넓힌다.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기조연설을 통해 월마트, 페덱스와의 협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GM의 전기차로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GM의 스타트업 ‘브라이트드롭’은 물류를 위한 상용차인 EV600을 생산 중이며, 2023년 말 새로운 모델인 EV410을 상용화한다.
경계 없는 모빌리티 각축전…“LG·소니가 자동차를?”
LG전자(066570)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미래 자율주행차의 콘셉트 모델 ‘LG 옴니팟’을 소개했다. 조주완 사장이 온라인 행사에서 LG 옴니팟을 타고 등장했다. 옴니팟은 차량 내부 공간을 업무 공간뿐만 아니라 영화감상, 운동, 캠핑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개인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니는 ‘소니모빌리티’를 설립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깜짝 선언’을 발표했다. 소니는 전기차 프로토타입 ‘VISION-S 2’를 공개했다. 소니의 부스는 전기차를 보기 위한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요시다 소니그룹 회장 겸 CEO는 4일(현지시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소니는 모빌리티를 재정의하기 위한 창의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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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확약도 이번 CES의 특징 중 하나다.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유레카 파크는 메인 전시홀에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함에도, 전시기간 내내 방문객이 끊이질 않았다. 언론의 취재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의 미팅이 활발히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스타트업 분야에선 19개국 80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최초로 유럽전시관을 선보였다.
한국 기업들의 활약상도 돋보였다. 한국기업들은 올해 CES에 역대 최대 규모인 500여개사(온라인 포함)가 참가했고 이중 228개사가 스타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운영하는 서울관엔 25개사가 참여했으며 이중 6개사는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C랩(C-Lab) 전시관을 통해 임직원 대상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의 우수 과제 4개와 사외 스타트업 대상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육성한 스타트업 9곳을 함께 전시했다. AI, 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기술을 볼 수 있었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이번 CES에서 혁신이 실현됐고, 기술들은 산업을 재편하고 의료에서 농업, 지속가능성 등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시급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전시장은 우리의 미래를 재정의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제품에 대한 혁신 경험으로 붐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