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춘수 우드메탈 대표..오뚝이처럼 다시 한 번

외환위기에 부도..두터운 신뢰로 어려움 딛고 일어서
2번의 화재로 공장 잿더미..불연 사무용 가구 개발 힘
색다른 디자인과 기술력 '승부수'..공공조달 업계 2위
  • 등록 2014-11-25 오전 10:26:32

    수정 2014-11-25 오전 10:26:32

[남양주=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사업할 때는 자금도 중요하지만, 신뢰가 더 중요합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지만, 신뢰만 있으면 인생에 위기가 와도 다시 불타오를 수 있거든요.”

지난 21일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에 위치한 우드메탈 본사에서 만난 김춘수(57) 대표이사는 지난 30년간 가구사업을 이끌어온 비결을 이같이 꼽았다.

김춘수 우드메탈 대표이사
1986년 자그마한 컴퓨터책상 제조업체로 가구업계에 뛰어들어 현재는 퍼시스(016800), 현대리바트(079430), 코아스(071950) 등과 사무가구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9일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으며 주목받은 그였지만, 사실 어려움이 더 많았다고 털어놨다. 1991년과 2003년에 발생한 공장화재와 1998년 외환위기 때 부도로 그는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힘이 됐던 것은 그동안 쌓아온 신뢰였다. 그는 “부도가 났을 때도 독촉하는 채권자가 한 명도 없었다”며 “자재가 모두 불에 타 막막했던 바로 그때도 자재를 다시 대주겠다는 이들이 있어 재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의 고마움을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래서 그를 믿어줬던 업체들과 현재도 거래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그때의 위기를 발판 삼아 현재 내실을 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드메탈은 현재 특허 50건으로 사무용 가구업계 중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서랍장에 도입한 디지털 도어록과 불에 타지 않는 난연성 보드, 황토보드 등 특허, 실용신안 등을 활용해 새로운 기능과 창조적인 디자인의 가구 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 기술력은 매년 매출의 7~8%가량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최첨단 설비에 꾸준히 투자해온 결과다. 코스닥 상장 법인의 평균 R&D 투자 비중이 2.4%인 것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으로는 보기 드문 경우다. 김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사무가구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방편이 기술개발”이라며 “올해도 5개의 특허를 내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우드메탈의 시스템 가구는 잿빛 사무가구 시장에서 다양한 색상을 채택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오피스, 색을 밝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가구의 다리, 손잡이 등에 포인트 색상을 넣으며 국내 가구업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온 것. 그는 “그때부터 사무용 가구에 다양한 색상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며 “밝은 사무 공간을 만든 건 우리가 원조”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 조달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중동지역에서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 그는 지난 4월 오만 무스카트 시내에 1650㎡(500평) 규모의 전시장을 개설했고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도 진출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창조적인 디자인과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시크 시리즈에 대해 중동 바이어의 호감도가 높다”며 “현지 파트너와 마케팅, 연구개발 등에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출 규모를 총 매출의 30% 이상으로 확대해 글로벌사무가구 전문회사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우드메탈의 시크원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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