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반도체 시황, 자금사정 등을 고려할때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이미 인수 포기가 결정된 듯 한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STX, 하이닉스 인수 포기로 입장 선회?
그동안 STX그룹은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 상당한 의지를 내비쳤다. 해운·조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또 한번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는 하이닉스 인수 자금 마련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STX그룹은 우량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자금 문제는 STX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STX가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그룹의 주력사 중 하나를 매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그렇게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그만큼 STX의 하이닉스 인수에 있어 자금 문제는 STX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라는 점은 분명하다.
STX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의 가이드라인이 조만간 전달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가이드라인을 보고 인수 최종 참여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며 아직까지는 기다리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이날 결정돼 오는 21일쯤 각 인수 후보들에게 발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STX 관계자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한 것은 없다"면서 "다만, 그동안 실사를 통해 확인한 것과 산정한 인수가격, 채권단의 가이드라인 등이 합리적인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주가는 이미 `인수 포기`..시장 "내실을 기해라"
19일 STX그룹 관련주들의 주가는 장 시작과 동시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서야 바닥권을 탈출했지만 아직 업황이 개선되지 않은 STX팬오션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주가는 2~4% 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현재 전일대비 0.94% 하락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STX그룹주들의 상승은 눈에 띈다. 시장에서는 이미 STX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초부터 STX가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다고 했을때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지난해 말 기준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하는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만일 STX가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한다고 하면 오히려 주가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최근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내실을 추구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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