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성인물 검색` MS 빙, 한국서 통할까

네티즌 관심 폭증하나 방문자수 아직 미미
MS, 필터링 강화 방침.."현지화 않고선 무리"
  • 등록 2009-06-11 오전 11:16:28

    수정 2009-06-11 오전 11:19:52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새 검색엔진 `빙(Bing)`이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빙은 미국에서 야후를 제치고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고, 국내에서도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뛰어난 이미지와 동영상 검색기능으로 성인물 검색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면서 인터넷에서 연일 화제다.

하지만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지화를 하지 않는 이상 빙의 국내 검색시장 성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MS의 새로운 검색엔진 빙.

◇ 성인물 검색 논란 `관심`..국내 방문자수는 아직 미미

빙은 미국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성인인증 절차 없이 몇번의 설정만으로 성인물을 검색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기준으로 빙은 네이버 `일간종합검색어`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빙으로 성인물을 검색하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이미지와 동영상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막강한 검색기능으로 빙에 대한 관심은 커지는 상황. 현재 시험(베타)서비스 기간이라 성인인증이나 금칙어 설정이 마련되지 않아 미성년자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성인물을 검색해 볼 수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빙의 성인물 검색 수준이 세계 최대검색엔진 구글을 능가할 정도로 뛰어나다는 의미로 `빙신(神)`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검색시장 점유율면에선 의미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5월31일부터 6월6일까지) 빙의 주간방문자수는 51만 정도. 국내 주요 검색업체인 네이버 1987만, 다음 1033만, 야후코리아 277만, 구글코리아 274만명과 비교할 때 주요 업체와 견주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같은기간 빙의 페이지뷰수는 322만으로, 네이버 13억4799만, 다음 2억8438만, 야후코리아 3127만, 구글코리아 1억3960만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MS, "정식서비스 미정" 금칙어 설정 통제안돼
 
빙 운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직 정식서비스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빙을 통한 성인물 검색은 계속될 전망이다. 

MS코리아측은 "국내에서는 금칙어 설정이 있기 때문에 정식서비스를 할 경우 성인물이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식서비스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MS가 빙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고의적으로 성인인증이나 필터링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MS코리아측은 "이미지나 동영상을, 미리보기를 통해 빠르게 검색하려고 한 것인데 성인물 검색이 이슈가 되고 있어 본사 차원에선 당황하는 분위기"라며 "이러한 이슈 때문에 필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확답을 못했다. 

◇ "국내 검색 환경과 달라, 차별화보다 현지화를"

빙의 성인물 검색은 논란과 함께 당분간 화제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크게 부상하기에는 무리라는 게 관련업계 한목소리다.
 
국내 주요 검색포털 업체 관계자는 "이미지와 동영상 검색에서는 굉장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경쟁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비슷한 사례로 구글도 막강한 검색을 무기로 국내에 진출했으나 아직까지 성과를 못내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른바 `통합검색`이라는 한국형 검색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미국과 다른 시장에서 빙이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색서비스 자체의 차별성이 사용자들을 유입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빙은 서비스 차별화보다 현지화가 국내 시장점유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검색에 대한 사용자 고착화 현상을 깨뜨리기는 것도 단기간에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필터링을 안하면 점유율이 올라가겠지만 일시적"이라며 "결국 기존 검색업체가 두려워하는 건 점유율 자체가 아니라 점유율로 인한 광고시장 잠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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