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탐방)캐릭터는 디자인과 마케팅-지나월드

  • 등록 2001-11-06 오후 12:57:48

    수정 2001-11-06 오후 12:57:48

[edaily] 푸우, 포켓몬, 디지몬, 도라에몽 캐릭터. 백화점에서, 팬시점 진열대에서,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눈에 익은"캐릭터들이다. 지나월드는 이처럼 유명한 캐릭터를 보유,이를 봉제완구나 플라스틱 완구로 생산하는 업체다.완구업체 C&H의 국내 영업부로 시작했으나 93년 법인으로 전환됐다. 이후 C&H가 89년부터 스리랑카에 공장 일부를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지나월드는 단순 국내 영업부에서 벗어나 마케팅과 디자인 중심 기업으로 변신했다. 지나월드 노영대 사장은 "제조는 어디서나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케팅과 디자인입니다"라며 나이키를 예로 든다. 앞으로 생산은 모두 아웃소싱할 것이라는 게 노 사장 설명이다. C&H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일부 우려에 대해 "C&H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은 35%에 불과합니다. 해외 인건비가 싼 지역에 얼마든지 제조를 맡길 수 있죠. 품질관리만 엄격하게 한다면 문제 없습니다"고 말한다. 해외진출에 대해서 노 사장은 천천히, 신중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영업력과 인지도가 어느정도 증명이 되면 국내 정서와 비슷한 중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에 눈을 돌릴 것입니다. 역시 제조보다는 마케팅과 디자인을 무기로 내세워 조금씩 영향력을 넓혀가는 전략을 쓸 계획입니다" 사업에는 순서가 있다며 크게 욕심내지 않는다. 이렇듯 노 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신중함'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부산영업소를 개설할 계획이었으나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모두 유보한 상태다. 또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직영점은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 철수키로 했다. "현재로서는 부산 영업소를 비롯해 직영점 오픈을 내년 상반기쯤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이 안되는 매장은 되도록 빨리 철수해야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는 않는 것이 사업의 기본 원칙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한다. 올해 완구의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을 겨냥해 캐릭터를 넣은 물놀이 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튜브, 에어자켓, 보트 등을 생산해 상반기에만 15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지나월드는 현재 신규사업으로 완구를 캡슐안에 넣어 자판기로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저가의 제품을 계절적인 요인과 상관없이 판매하기 위해 생각해낸 사업이다. "물론 지금도 동네 문구점이나 슈퍼마켓 입구에 완구자판기가 있죠. 그러나 품질면에서 떨어지고 주요 소비자인 어린이들의 구미를 당기기에는 아이템이 부족했던게 사실입니다" 지나월드는 반다이와 독점계약을 체결해 건담, 디지몬, 파워레인저 등 어린이들이 혹할만한 아이템을 500원에서 1000원정도의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자판기 배치 장소도 쇼핑몰과 할인점, 대형 팬시점,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물색중이다. 설치하는 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계를 장기할부로 공급하고 주로 아이템을 공급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12월이면 지나월드의 자판기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초기 사업년도에 전국에 3000여대의 자판기를 배치할 예정입니다" 내년 자판기 사업에서 30억원에서 50억원의 매출을 달성, 총 매출액 중 비중을 1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판기 사업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장기적으로는 게임사업에도 발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청소년의 관심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결국 캐릭터와 게임으로 압축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본문화가 개방되면 흔히 비디오게임이라고 말하는 콘솔게임이 인기를 얻을 것입니다"라며 콘솔게임쪽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 초기에는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는 유통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콘솔게임의 경우 일본업체의 게임을 한국어버전으로 개발해 유통하는 게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노 사장은 말한다. 이후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활용해 개발하는 방안을 생각중이다. 한편 캐릭터 및 게임사업의 기반이 될 컨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지나월드는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업체들과 탄탄한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대원C&A와 반다이코리아를 비롯해 토에이 애니메이션, 소학관 프로덕션, 도쿄무비신사, 반다이, 선라이즈 등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업체와 완구업체와 공동으로 위성방성 업체인 대원디지털방송을 설립한 것 역시 이처럼 돈독한 유대관계를 말해준다. 지나월드는 이번 공모자금을 캐릭터개발과 신규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양지에 있는 5000평 가량의 물류센터를 취득,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한동을 더 지어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노 사장은 완구업계에 발을 들여놓은지 20년이 넘는 전문경영인이다. 77년 종합상사인 대우실업(현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 완구의 수출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C&H의 최규윤 회장이 바로 대우실업에 있을 때 직속상관이었다. 이후 최 회장의 권유로 C&H에 합류하면서 지나월드의 설립을 지켜보았고 96년부터는 양사 사장을 겸임했다. 그러나 지나월드가 공모청약을 실시하기 직전 C&H 사장 자리를 그만뒀다. 등록기업의 사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C&H 주식을 갖고 있지만 지나월드의 주식은 한주도 없습니다. 이번 주총때 스톡옵션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면 또 모르죠. 얼마간 받을 수 있을지"라며 털털한 웃음을 짓는 노사장. "주주와 고객, 종업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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