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규모로 봐도 차이가 크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의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 2839억원이지만 다케다의 매출은 37조 3756억원에 달한다. 격차가 12배 이상이다
다만 일본이 케미칼(화학 기반) 의약품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바이오 산업 등 다른 분야에선 승부가 결정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도 아직 ‘바이오 대전환’은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바이오 산업을 어떻게 키우고 있을까. ‘지금 일본 바이오는’이란 섹션을 통해 일본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해 기획 연재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 개발 열풍이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AI 임상 연구원에 이어 의약품 배달 로봇까지 개발이 활발하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임상 조력 로봇은 거의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의약품 개발 과정까지 자동화되고 있는 과정인 것이다. 해당 로봇은 실험실 내를 돌아다니며 여러 실험 기기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9일 일본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자이는 로봇 메이커 가와다 로보틱스, 히타치 하이테크 등과 함께 세포 배양 실험을 담당하는 로봇 ‘ICHIRO(이치로)’를 개발, 상용화에 돌입했다. 아스텔라스가 인공다능성줄기세포(iPS세포)의 배양 로봇을 활용한 데 이어 본격적인 ‘로봇 임상’ 시대가 다가왔다는 평가다.
에자이, 세포 배양 실험 로봇 상용화 ‘속도’
에자이는 해당 로봇을 쓰쿠바연구소 등 주요 거점에 설치, 야간과 휴일 등 무인 환경에서 가동하고 있다. 향후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판매를 위한 준비에 돌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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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약사 한국 법인 한 관계자는 “신약 연구 현장에서는 아직 연구자의 수작업 실험이 중심을 이루고 있어, 제조 현장에 비해 로봇 도입률이 낮다”며 “향후 인건비 절감이나 연구 효율이 상당 부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케다, 로봇 배송 프로젝트 추진
다케다약품공업(다케다)은 로봇 배송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케다, 가와사키중공업, 티어포 등 6개 일본 기업은 지난 2월 도쿄시와 협력, 니시신주쿠 지역에서 5G망과 복수의 배송 로봇을 활용해 의약품 배송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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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바이오 로봇 개발 현황 ‘전무’...AI 진단·신약 개발 ‘잰걸음’
그렇다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상황은 어떨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의약품 배달이나 임상 로봇 개발 추진 사례는 찾기 힘들었다. 그나마 기대되는 분야는 AI를 활용한 암 진단 분야나 AI 신약 개발 분야다. 최근 주가가 폭등한 루닛, 뷰노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에 다르면 국내 AI 신약 개발 회사는 50여곳이 있다. 하지만 이들 신약개발 AI 플랫폼은 타겟,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 집중돼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AI신약개발 활용과 성공사례 등을 토대로 임상시험 에 AI를 적용하는 실험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신약개발지원센터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AI개발사와 제약사 간의 이해 부족과 정부와 민간의 투자 미비, 인공지능 모델 한계, 데이터 부족 등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당 분야에도 대기업의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