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서울에 올 때 딱 두 군데를 정했다. 명동과 강남이다. 홍대도 가보려 했는데 강남과 함께 물가가 비싸다고 들었다. 명동은 그곳들과 비교해 물가가 싼 것 같다.”
지난 4일 서울 명동 중앙로에서 만난 프랑스인 마틸다 루베르(24)씨는 명동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71만명이다. 이들은 가장 먼저 ‘대한민국 상권 1번가’ 명동으로 향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절반 이상이 비어 있던 공실도 대부분 채워지면서 코로나19 기간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명동 상권이 부활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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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데일리가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의뢰한 ‘서울 명동 상권 공실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분기(1~3월말) 57.2%였던 명동 상권 공실률은 올 1분기 절반 이상 줄어든 25%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국내 쇼핑객의 발길로 되살아나면서 공실률이 줄자 평당 임대료와 평당 관리비도 상승 추세다. 명동 대형 오피스 빌딩인 ‘스테이트남산’은 지난해 12월 평당 임대료 15만 3000원에 평당 관리비가 5만 3000원이던 것이 이번 달부터 평당 임대료 16만원에 평당 관리비가 5만 8000원으로 상승했다.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치면 총 20만 6000원에서 21만 8000원으로 약 5.8% 상승했다. 대형 오피스 빌딩까지 들썩이자 소규모 상가나 꼬마빌딩의 임대료는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임대료는 코로나19 이전의 80~90% 수준까지 회복할 전망이다.
명동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올해 임대료가 매 분기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며 “그간 꼬마빌딩이나 작은 리테일 빌딩은 절반 이상 공실이었는데 요새는 입점 시 부르는 게 값이다. 최근 임대계약을 마친 한 상가의 월 임대료가 코로나19 당시 500~600만원 정도였는데 이번에 800만원대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명동의 회복세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다”며 “명동은 대상권인데 코로나19때 57%까지 공실률이 치솟았다. 외국인 입국을 본격적으로 허용하면서 공실률도 감소하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