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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은 전투기와 공격헬기를 투입해 20㎜ 포로 100여발의 사격을 퍼붓는 등 격추를 시도했으나, 민가와 도심지 피해를 우려해 실제 조준 사격은 하지 않았다. 대신 유·무인 정찰자산을 동원해 북한 주요 군사시설을 정찰하는 등 상응 조치를 실시했다. 다만 대응 작전을 위해 공군 원주기지에서 이륙했던 KA-1 전술통제기가 당일 오전 11시 39분쯤 추락했다.
우리 군의 대응 작전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북한 무인기에 따른 민항기 운항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이번에도 우리 군이 대비 태세에서 허점을 보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앞서 우리 군은 2014년 경기 파주, 강원 삼척, 백령도 등에서 북한 무인기 잔해가 발견된 이후 북한의 무인기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무인기엔 청와대, 군사시설 등을 촬영한 항공사진이 담겨 있어 파장을 일으켰고, 군은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비롯해 신형 대공포 개발 및 전파 교란 무기 등을 개발하겠다고 했었다.
전문가들은 우리 군의 안보 태세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김태우 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심리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방어 태세를 확인해보려는 도발로 보인다. 구멍이 뚫렸다는 걸 북한이 확인했기 때문에, 나중에 자폭 드론이라도 만들어서 보내면 일순간에 당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스라엘처럼 무인기 공격을 막아내는 `드론돔`(drome dome)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드론돔은 초소형 크기의 드론을 탐지해 격추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군을 질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국방은 한순간의 실수나 한치의 빈틈도 있어선 안 된다”면서 “8년 전 이런 침범이 있었음에도 왜 그때부터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는지 철저히 대비하고 검열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군 출신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날아다녔는데도 우리 군은 속수무책이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의 작전이 연속해서 실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