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갑질한 브로드컴, 자진시정 나선다

공정위, 동의의결 절차 개시키로 결정
“빠른 사건 마무리가 시장서 실익 커”
공급계약 체결 강제행위 등 중단키로
추후 시정안 보완 동의의결안 확정
  • 등록 2022-09-07 오전 10:00:14

    수정 2022-09-07 오전 10:00:14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에 갑질한 혐의를 받는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이 부품 공급계약 체결 강제 행위와 경쟁사업자 배제행위를 중단하는 등 자진시정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브로드컴 인코포레이티드 등 4개사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사건과 관련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동의의결 절차를 따르는 회사는 브로드컴 본사와 브로드컴 코퍼레이션, 아바고 테크놀로지스 인터내셔널 세일즈 프라이빗 리미티드, 아바고테크놀로지스코리아 주식회사다.

동의의결제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또는 거래상대방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이다.

앞서 브로드컴 등은 지난 7월13일 공정위가 심사 중인 거래상지위 남용 건과 관련해 동의의결 개시를 신청했다. 위법성 여부를 다투기보다 자발적으로 스마트기기 부품 시장에서의 경쟁질서를 회복하고 중소 사업자 등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등 자진시정하겠단 의미다. 당시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대해 구매주문의 승인 중단, 선적 중단 및 기술지원 중단 등을 수단으로 해 스마트기기 부품 공급에 관한 3년간의 장기계약 체결을 강제한 사안을 심사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지난달 26일과 31일 두 차례 전원회의를 열어 심의를 진행했고 △스마트기기 부품은 기술개발 속도가 빠르고 동태적 경쟁이 이뤄지는 분야여서 신속히 사건을 마무리할 실익이 큰 점 △브로드컴과 삼성전자가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동의의결을 통해 효과적으로 거래질서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점 △브로드컴이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시정방안을 이행하도록 해 스마트기기 부품시장의 혁신경쟁을 보다 촉진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브로드컴은 시정방안으로 스마트기기 제조사를 대상으로 선적 중단 등 불공정한 수단을 통한 불이익한 내용의 부품 공급계약 체결 강제행위 및 경쟁사업자 배제행위 등을 중단키로 했다. 또한 일정 금액의 상생기금을 마련해 반도체, IT산업분야의 중소 사업자 지원, 반도체 설계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약속했다.

시정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다시 공정위의 심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빠른 시일 내에 브로드컴과 협의해 시정방안을 보완, 구체화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한 후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동의의결 절차는 사업자가 동의의결을 신청하면 공정위는 동의의결 개시여부를 결정하고 1개월 내 잠정안을 마련하고 2개월내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 동의의결안을 확정짓는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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