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빠 별점 1개, 저 진상인가요?”… 배달 앱서 무슨 일이

  • 등록 2021-10-12 오전 10:03:15

    수정 2021-10-12 오전 10:03:15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식당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에 기분이 상한 한 손님이 배달 앱 리뷰 별점을 낮게 줬다가 진상 손님 취급을 당했다고 주장해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거 제가 진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이날 오전 순대와 튀김 등이 먹고 싶어 평소 자주 이용하던 단골 식당으로 차를 갖고 출발했다. 그는 식당으로 가는 중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했고, 식당에 도착해보니 음식 준비시간이 40분으로 돼 있었다고 했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A씨는 “그래도 식당에 도착했으니 직원에게 ‘배달 앱 포장 주문했다’고 했는데 직원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튀김 나오려면 한참 걸린다. 손님이 시간을 그렇게 설정한 거 아니냐’ 하더라”고 했다.

이에 A씨는 “그래서 ‘얼마나 걸리냐’고 했더니 ‘한 시간 넘게 걸린다’ ‘앞에 있는 거 가지고 가시든가요’라고 해서 미리 나와 있는 쥐포 튀김으로 그냥 가져왔다. 그렇게 음식을 받아왔는데, 직원 표정이 너무 기분이 나빴다”고 주장했다.

이 일로 A씨는 배달 앱 리뷰에 별다른 글 없이 별점 1점을 남기며 항의 표시를 했다. 이를 본 식당 사장은 A씨의 리뷰에 대한 반박 글을 올렸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식당 사장은 A씨에게 “뭐 불편한 점이 있다면 먼저 죄송하다”며 “그런데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매장으로 연락을 주시지, 이런 점수는 아니라고 본다. 코로나19 시국에 다들 힘든데,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를 조금이나마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일부러 글을 안 썼는데, 이런 점수는 아닌가 봅니다? 그럼 뭐가 불만이었는지 적어 드리겠다”며 “비도 오고 해서 차 타고 가면서 포장 주문했다. 운전하고 가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몰랐고 도착해서 보니 준비시간이 40분이었다.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나? 가게 가서 포장하러 왔다고 하니까 ‘질린다’는 표정으로 사람 보면서 ‘준비되려면 멀었다. 시간을 그렇게 해 둔 거 아니냐’고 하며 불친절한 말투와 표정이 기분이 상하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그냥 ‘아침부터 튀김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려서 40분 설정했는데 일찍 오셨네요’ 하면 될 것을 짜증 내는 말투부터 눈빛까지 보였다”며 “음식이 맛있어서 늘 이 집 시켜먹고 사러 가고 했는데 오늘은 어이가 없었다. 마스크 쓰고 있는 세상에 보이는 건 눈밖에 없는데 눈빛 하나 때문에 이렇게 기분이 나빠 보긴 처음이다”고 했다.

A씨의 재반박 글 이후로도 둘의 설전은 계속 이어졌다.

식당 사장은 “저희가 준비가 안 돼서 소요시간 40분 눌렀는데, 손님이 확인 안 하고 오셨지 않나. 그리고 저희 직원이 손님에게 ‘질린다’고 하던가. 손님의 생각이다. 마스크 썼고, 눈만 보고 어떻게 아느냐”며 “제 입장으로는 그냥 손님이 시간 확인 안 하고 오셨는데 튀김이 안 돼 있으니 짜증이 나셨나 보다. 이렇게밖에 해석이 안 된다. 모든 걸 감정대로 생각하시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A씨 역시 “댓글 보니 어이가 없어서 한 마디 더 남긴다”며 “튀김이 아직 안 나왔다기에 ‘그럼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보니 한숨 쉬면서 ‘한 시간 넘게 걸린다’라고 하셨다. 저는 짜증 낸 적 없다. 꼭 사람이 말로 해야만 감정이 전해지나. 점수가 그렇게 중요하시면 일을 똑바로 하시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A씨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했다. 이들은 “매장이 40분 소요시간 찍었는데 그걸 못 보고 매장 간 건 글쓴이 아닌가. 기분 나빠야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글쓴이도 잘한 건 없다” “진상 고객 맞다. 준비시간 확인 안 한 건 글쓴이 잘못이다. 가게 입장에선 ‘당장 내놔라’라는 식으로 들렸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가게가 잘못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직원이 고객 응대를 잘못한 게 맞다” “일찍 도착해서 주문한 거 기다리는 게 뭐가 진상이냐. 꼭 시간 맞춰서 도착해야 하냐. 언제쯤 준비되냐는 질문도 못 하나” “손님은 ‘빨리 내놓으라’고 한 적이 없다. 진상일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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